[기자수첩]악마도 안 입는 프라다의 명분없는 가격인상

  • 등록 2015-04-01 오후 1:50:07

    수정 2015-04-01 오후 1:50:07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최근 이탈리아 명품 업체 프라다가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1월 5%가량 인상한 데 이어 두 달만이다.

그것도 인기 상품 위주로 가격을 올렸다. 프라다 코리아 측은 “저희도 모르겠다. 본사로부터 어떤 지침도 듣지 못해서 대답할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A백화점 측에 묻자 돌아온 답변은 “우리도 3일 전쯤 통보받는 처지라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며 “원래 명품들은 연초가 되면 원자재 인상 등을 반영해 가격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쉬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명품 중 최고가 브랜드로 꼽히는 샤넬이 노(NO) 세일 브랜드라는 정책을 깨고 대표 상품인 클래식 라인 등을 최대 20%까지 인하했기 때문이다. 돈으로 따져보면 한 제품당 115만원, 140만원이나 내린 셈이다. 이뿐이 아니다. 스위스 명품시계 태그호이어도 주요 제품의 가격을 최대 27%나 내렸다.

샤넬이 이례적으로 가격을 하향 조정한 것은 유로화 가치 하락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들어 유로·원 평균 환율은 1207.08원을 기록했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지난 2006년 11월에 기록한 1205원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자 샤넬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해외 어느 곳에서 자사 제품을 구매해도 가격 차이가 나지 않도록 이러한 조치를 했다. 물론 경기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프라다를 비롯한 샤넬, 펜디, 구찌 등 세계적인 명품 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황은 지속되는데 명품 브랜드가 계속 가격을 올리자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펜디나 구찌 등이 저렴한 라인을 선보인 것도 이런 비난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지난 2002~2012년 명품 브랜드 7곳의 가방 가격을 분석한 결과 매년 평균 14%나 가격이 오른다는 자료를 내놨다. 이들은 한결같이 가격 인상 요인을 ‘노동·원자재 비용 인상’ 등을 대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평균 물가상승률은 2.5% 밖에 되지 않았다. 7배나 높은 수준이다.

두 달 만에 다시 가격 인상을 단행한 프라다의 가격 정책에는 소비자를 배려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단지 명품만 쫓는 한국 소비자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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