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현대차 한전부지 매입에 '부정적'.. 멘트 요청에 "익명으로..."

현대차 주가 9% 폭락.."부정적 영향 불가피"
'실탄 확보' 한전 주가는 약 6% 급등
  • 등록 2014-09-18 오후 3:56:16

    수정 2014-09-18 오후 3:56:16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보는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곤란하네요. 제 이름은 익명으로 해주세요”

18일 오전 10시30분. 현대차(005380)한국전력(015760) 삼성동 부지 매입 최종 낙찰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낙찰 가격은 무려 10조5500억원.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였다. 현대차의 자금 동원력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승자의 저주’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충격적인 금액이었다.

현대차에 대한 이슈를 꾸준히 따라오고 분석하고 있는 시장 전문가들의 생각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화기 넘어로 돌아오는 연구원들의 대답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똑같았다. ‘익명으로 해주세요’.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은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주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는 게 상식이다. 혹시나 돌아오게 될 불이익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번 현대차의 부지 매입에 대한 ‘익명 요구’도 그만큼 시장이 현대차의 한전 부지매입 금액을 충격적이고, 부정적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한전 삼성동 부지 새 주인으로 낙찰된 현대차(005380)의 주가는 무려 9.17% 폭락했다. ‘폭격을 맞았다’는 설명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낙폭이었다. 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012330) 등 현대차 3인방의 주가도 각각 7.80%, 7.89%씩 동반 하락했다.

현대차가 써낸 낙찰가는 감정가인 3조3346억원의 3배 이상 높은 금액임은 물론 최대 5조원 수준을 전망했던 시장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가 부지 매입 논란을 의식한 듯 “전 세계 각지에 산재한 사업장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계열사를 일괄 관리할 수 있는 통합컨트롤타워 건립이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글로벌 경영계획, 미래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주가가 말해주듯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굳이 부동산 매입에만 그 정도의 돈을 투입할만할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다”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했겠지만, 이는 금전적인 시너지는 아닌 만큼 판단이 쉽지 않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연구원도 “현대차 입장에서는 파업에 환율까지 엎친데 덮친격”이라면서 “파업에 따른 악영향도 상당한데 고작 부지 매입을 하면서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고 지적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상쇄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낙찰금액이 시장 예상보다 높아 단기간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부지매입에 따른 무형가치와 시너지 창출 효과가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차와는 달리 부지 매각으로 쏠쏠한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된 한전의 주가는 5.82% 급등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8조원 안팎의 매각차익이 예상된다”면서 “전액을 부채 상환시 부채비율은 30% 하락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자비용으로 지출되던 비용이 순익으로 전환가능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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