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직원 97.8% "닭장 같은 근무환경, 감염 가능성 높다"

직장갑질119 상담사 1500여 명 대상으로 긴급설문조사
"공간확보, 보호장비 지급, 재택근무 등 필요해" 주장
  • 등록 2020-03-13 오후 4:00:00

    수정 2020-03-13 오후 4:00:00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다닥다닥 닭장같은 자리, 저희는 엘리베이터에서 8시간 일하는 셈이에요.”

서울시 구로구 한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후 콜센터 상담사들이 “닭장 근무가 코로나 감염에 위험하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직장갑질119는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발생 이후 상담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직장갑질119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10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지난 11일 강원 춘천시의 한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책 미비하고, 일 발생하면 상담사 책임이라는 인식만”

직장갑질119는 지난 11~12일 상담사 1565명을 대상으로 ‘근무실태와 코로나19 예방대책’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단체에 접수된 사례에 따르면 상담사들은 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끼고 근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담사 A씨는 “집단감염이 화제가 되고 나서 마스크를 끼고 근무하라는 데 어이가 없었다”라며 “우리는 최저시급을 받는데 금값인 마스크를 매일 끼고 일하라니 말도 안 된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8시간 내내 말을 해야 하는데 입김으로 덥기도 하고 피부까지 쓰리고 따갑다”라면서 “스크립트 내용에 마스크 끼고 일한다며 양해해달라는 멘트까지 심어놓았는데 말도 안 되는 짓거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상담사 B씨도 “마스크가 세 번 지급되다 그마저도 중단됐고, 2분 정도 재야 하는 겨드랑이용 체온계 하나 비치됐다”며 “상담사들의 주의만 요구하고 일이 발생하면 상담사 책임이라는 인식만 주입한다”고 하소연했다.

상담사들은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 이후 내려온 방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실효성이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 확보가 가장 시급해”

콜센터 직원들은 공간 확보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실제 직장갑질119의 설문에 응답한 상담사 97.8%(1530명)는 비좁은 업무공간이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을 높인다고 대답했다. 상담사 42.9%(671명)는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선 재택근무 전환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42.3%(662명)은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보호장비 지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직장갑질119와 콜센터119는 상담사들의 의견을 모아 긴급 10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회사에 △추가공간 확보·순환유급휴가·재택근무 실시를 통해 안전거리를 확보 △휴게시간·휴게공간 확보, 휴가사용 보장 △고객사(원청사) 코로나19 예방 자금지원 및 예방조치 실시 △고객사(원청사) 고객 불만 감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또 정부에는 △콜센터 사업장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 △원청 책임에 대한 지침 배포 △코로나19 예방 특별근로감독 △연차휴가, 가족돌봄휴가 보장 △고객사 직접 고용, 불법파견 금지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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