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 총장이 제 명을 거역...있을 수 없는 일"

  • 등록 2020-01-09 오후 1:27:27

    수정 2020-01-09 오후 2:00:3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첫 검찰 고위급 인사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두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인 데 대해 “윤 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첫 검찰 인사를 단행한 다음 날인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현안 질의에서 추 장관이 인사에 대한 검찰총장의 의견을 묵살해 검찰청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한국당 의원은 “추 장관은 검찰 인사를 대통령에게 제청할 때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검찰청법 34조를 위반했다”며 “노무현 정부 당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인사를 놓고 충돌할 때도 법무부 장관은 간부 인사의 경우 검찰총장의 의견을 전적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추 장관은 “제가 (검찰청법 34조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인사위원회 30분 전이 아니라 그 전날도 (윤 총장에게) 의견을 내라고 했고, 1시간 이상 통화하면서 의견을 내라고 했다”며 “인사위 이후에도 의견 개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6시간을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윤 총장은 제3의 장소에 구체적인 인사안을 갖고 오라면서 법령에도, 관례도 없는 요구를 했다”며 “이건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도 추 장관 비호에 나섰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은 집무실에서 대면해 검찰총장에게 인사안을 보여주고 의견을 구하고자 여러 시간 기다렸다. 검찰총장에 대한 예우 차원이지 절대 요식행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더군다나 인사안은 외부로 유출돼서는 안 되는 대외비로, 이해 관계자에게 인사안을 유출해 유출 가능성을 초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정인에 대한 의견을 내거나 인사 기준이나 범위에 대해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대통령 인사에 대해 일일이 한 사람씩 의견을 내는 것은 인사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예방을 마친 뒤 과천 법무부 건물을 빠져나오는 윤석열 총장(왼쪽)과 8일 오전 과천 법무부 청사에 출근하는 추 장관(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전날 법무부는 오전 검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고위급 인사안을 논의했으나 윤 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두고 검찰 측과 공방을 벌였다.

추 장관은 이날 출근 직후 윤 총장에게 검찰 인사위 개최 30분 전인 오전 10시30분까지 법무부에 와서 의견을 말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도 대검찰청에 오후 4시까지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검은 법무부의 인사 명단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의견을 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윤 총장이 법무부의 인사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 의견을 개진해 온 전례를 존중해 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법무부는 인사 명단을 보내지 않았다. 인사안은 장관과 총장 외에는 원칙적으로 보안사항이라는 이유에서다. 검찰이 재차 백지상태에선 의견을 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신경전이 이어졌다

결국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오후 5시께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으로부터 인사안을 재가받았다.

오후 7시30분께 법무부가 발표한 추 장관의 첫 검찰 인사에서 조국 전 장관 관련 의혹과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의 수사를 이끌었던 검찰 지휘부가 대거 좌천성 발령으로 교체됐다.

이른바 ‘윤석열의 수족’으로 알려진 검사장급 대검 참모진은 모두 일산 검찰청으로 발령났다.

조 전 장관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두 사람 대신 추 장관 인사청문 준비단 대변인을 맡았던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이 각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을 맡게 됐다.

강남일 대검 차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전보됐고,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났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이끌 수장으로는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자 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인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윤 총장을 보좌할 대검찰청 차장 검사로는 구본선 의정부지검 검사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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