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창현 교수 삼성물산 사추위 위원장…전자는 추후 결정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윤창현(사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028260)의 새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이사회 중심 투명 경영을 위해 삼성물산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추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이어 이달 이사회에서 위원장 선정까지 마무리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정기 주총에서 사추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지만 이번 4월 이사회에선 위원장을 결정하지 않았다. 연내에는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계획이 없어 위원장 선임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 3월 신규 사외이사로 임명한 윤창현 교수를 사추위 위원장으로 결정했다. 사추위는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후보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고, 회사 및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심사하는 역할을 한다. 또 추천 절차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고 관련 법규와 회사 규정에서 정한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지도 살핀다.

삼성물산은 올 3월 정기 주총 이전까지는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4명으로 사추위를 운영해왔지만, 주총 이후 이사회를 통해 윤창현 교수와 이현수 서울대 건축과 교수, 필립 코쉐 전 GE 최고생산성책임자(CPO) 등 사외이사 3명으로만 구성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추위 위원 3명이 협의를 통해 윤창현 교수를 위원장으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이인호 전 신한은행 은행장을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사추위 위원장은 결정하지 않았다. 사추위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김종훈 키위모바일 회장, 박병국 서울대 교수 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재계에선 외국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 사외이사로 영입된 김종훈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추위 위원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전자 이사회는 박재완 전 장관과 송광수 김앤장 고문, 이인호 전 은행장 등 3명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이전까지는 사외이사의 추가 추천이 불필요한 상황이다. 이로인해 사추위 위원장 결정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 정기 주총의 경우에도 사추위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소집된 것은 약 2개월 전인 1월 31일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추위는 새로운 사외이사를 추천할 경우 활동하기 때문에 위원장 선임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사추위에서 사내이사를 배제한데 이어 향후 사외이사의 역할을 이사회 내에서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상훈 사장도 이사회의장 취임사를 통해 “사외이사들과 함께 이사회가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의사결정기구로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사외이사들에게 각 사업부문에 대한 폭넓은 경영정보를 제공해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