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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이후 가장 길고 긴 아침이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기업인 15명은 27일 오전 청와대 인근 창성동 별관 앞에서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를 가졌다. 신한용(58)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새벽 5시부터 나와 뜬눈을 지새웠다”며 “설레는 마음은 개성공단 모든 기업인이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오전 8시 청와대 앞을 나온 문 대통령과 개성공단기업들의 만남은 계획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 역시 차를 타고 청와대 밖을 나가던 중 마중 나온 시민을 보고 잠시 가벼운 악수를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차에 타려던 문 대통령 눈에 개성공단기업인들의 현수막이 들어왔고 이내 발걸음을 다시 되돌렸다. 개성공단기업인들은 “성공적인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개성공단기업인들은 곧바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개성공단기업협회로 돌아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함께 시청했다. 이들의 표정에는 기대감과 초조함이 함께 투영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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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진(60) DMF 대표는 “통역이 필요 없으니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기언(62) 창진어패럴 대표는 “주변 기업들이 그간 적잖은 돈을 투자해 해외에 투자하는 것을 봤다”며 “정상회담을 보니 오히려 해외투자에 나서지 않고 기다린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회담 전망을 밝게 봤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은 직접적으로 테이블에 오르지 않는다. 신 회장은 “의제로 채택되지 않은 것을 안다”라면서도 “26개월간 가로막힌 개성의 문을 여는데 이번 회담이 단초라도 됐으면 한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