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모자란 D램·낸드..'반도체 보릿고개'

'산업의 쌀'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에 '귀한 몸'
D램· 낸드, 가격 오름세 지속.."수요 증가로 강세"
  • 등록 2017-06-27 오후 4:08:35

    수정 2017-06-27 오후 4:08:35

삼성전자 3D V낸드플래시 칩과 이를 기반으로 한 SSD.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요즘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영업부서 직원들은 회사를 찾아오는 거래처 구매담당 임원들을 만날 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 “적기에 필요한 만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거래처 요청을 들어줄 수도, 거절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영업부서 직원들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변하지만, 특정 고객에게 물량을 더 준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HP(휴렛팩커드)의 구매담당 관계자들은 수시로 한국을 들락날락 거리고 있다. 이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딱 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만나 공급 물량 확대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이맘때 쯤에는 중국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雷軍) 최고경영자(CEO)가 같은 이유로 직접 방한해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현 삼성SDI 사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을 만나기도 했다.

그야말로 ‘반도체 보릿고개’다.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종 기기에 응용되면서 ‘산업의 쌀’로 불리는 메모리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데도, 물량을 달라는 곳이 넘쳐나면서 ‘공급자 우위’의 시장 판도가 굳어지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는 3분기 D램 제품들의 전체적인 평균 판매단가(ASP)가 전 분기보다 5% 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D램의 응용처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공급이 빡빡해진 결과다.

실제로 과거 PC와 스마트폰 등으로 쓰임새가 국한됐던 D램은 최근 들어 그래픽 처리나 클라우드 컴퓨팅, 자동차 전장부품 등 새로운 응용처들이 줄줄이 생겨나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서버용 D램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데이터센터 분야의 수요나 연말 가전제품 성수기를 앞둔 수요 등으로 D램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의 공급 부족은 더욱 심각하다.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발전과 맞물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생산업체들이 2D에서 3D로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2D낸드의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3D 낸드 신규 공급사의 수율이 올라오지 않아 공급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3D 낸드를 주력 생산하는 삼성전자 평택공장이 이르면 이달말 본격 가동되고, SK하이닉스가 하반기 72단 3D 낸드 양산에 돌입함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전환과 신규 공장 증설 등으로 공급이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D램과 낸드 모두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이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도시바메모리가 낸드플래시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일본 정부와 금융사들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내년쯤 도시바메모리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늘어나는 낸드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일본의 ‘국민 감정’을 고려해 설비 투자를 늘려 증설에 나설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2014년 D램 분야의 유일한 업체였던 엘피다가 미국 마이크론에 흡수된 뒤 메모리 분야에서 유일하게 도시바 만이 홀로 남아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시장 내 입지를 살리기 위해서 공격적인 태세를 취할 확률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도시바메모리 등 업체들이 공급을 늘리면 지금보다는 호황이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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