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증설중단 필요’ 진단..석화업계 어두워진 낯빛(종합)

산업통상자원부, 석유화학업계 CEO 간담회 개최
TPA·PS 중국 등 공급과잉으로 생산량 감축 필요성
PVC, 합성고무도 증설 중단..CEO들 “정부방침 따라야”
  • 등록 2016-09-28 오후 4:45:31

    수정 2016-09-28 오후 4:45:31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간담회에서 허수영장(왼쪽에서 세번째) 석유화학협회 회장 겸 롯데케미칼 사 등 업계 대표들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선 최훈길 기자] 올해 상반기 원료가 대비 견조한 제품가격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석유화학업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향후 유가 상승과 중국 등 후발주자의 맹추격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인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는 컨설팅 결과가 나온데다, 정부도 “군살을 빼라”며 구조조정 압박을 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4층 대회의실에는 간담회 30분 전부터 롯데케미칼(011170), LG화학(051910), SK종합화학, 한화케미칼(009830), 효성(004800) 등 각 업체 대표들이 얼굴을 드러냈다.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컨설팅 결과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석유화학 품목은 총 33개 중 4개에 달했다. △폴리에스터 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테레프탈산(TPA), 완구용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스티렌(PS)은 설비 조정이 필요하고 △타이어원료인 합성고무(BR·SBR)와 파이프용 소재인 폴리염화비닐(PVC)은 더 이상 증설 없이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감산 이미 진행 중”..업계 CEO들 정부 주문에 따를 것

TPA는 지난해말 열린 2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바 있다. 국내 최대 생산설비를 갖춘 한화종합화학(연산 200만t), 삼남석유화학(180만t), 태광산업(003240)(100만t)의 발등에는 불똥이 떨어졌다. TPA 단일제품을 생산 중인 삼남석유화학은 2012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컨설팅을 바탕으로 통합·감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홍현민 태광산업 사장은 기자와 만나 “TPA는 이미 감산을 해나가고 있다. 향후 몇% 감산을 해나갈 지는 업계와 공조를 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중국발 TPA 생산 과잉 등으로 업황이 많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과잉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TPA 시황부진 장기화에 따라 2014년 연산 105만t에 달하던 생산 설비의 일부를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설비로 전환해 65만t 규모로 축소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업계 4위의 TPA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컨설팅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감산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5년 전만 해도 호황이던 TPA 사업..中 추격에 애물단지로

TPA는 불과 5년 전만해도 중국발 수요를 바탕으로 45억달러(약 4조9200억원)를 수출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2011년 우리 업계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84%에 달했지만, 중국이 2012년과 2014년 1000만t 규모 생산설비를 증설하면서 자체수급비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우리 업계의 지난해 중국 수출 의존도는 14%로 축소, 불황을 겪게 됐다. 우리나라의 TPA 생산능력은 연간 630만t으로 세계 2위지만, 1위 생산능력 보유국인 중국의 4700만t 규모에 비하면 13.4%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가 이처럼 석유화학을 비롯해 철강·조선업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이유는 이대로 가면 ‘제2 한진해운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세계경기 침체가 예측되는데 일부 공급과잉 업종에 선제적으로 메스를 대지 않으면 산업 전반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른 나라가 글로벌 공급과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점도 우리 정부의 이번 대책에 영향을 끼쳤다. 일본, EU, 중국은 이미 철강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고부가 품목으로 이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정부에서 “현 저유가로 실적이 좋은 것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경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용 제품은 경쟁력 잃어..고부가 산업으로 나가야

또 다른 구조조정 품목으로 꼽힌 PS는 중국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수요 대비 생산능력이 188%에 달해 공급과잉 상태다. 여기에 중국이 자체적으로 PS를 조달하면서 수출이 쪼그라들고 있다. 유가 변동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수는 있지만 중단기적으로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품목 중 하나다.

손옥동 LG화학 사장은 “컨설팅에서 구조조정 대상 품목으로 정한 4개 품목 중 3개가 우리 회사에서 생산되는 것들”이라면서 “공급과잉 품목에 대해서는 업계가 자발적으로 협의하면서도 정부의 방침에 잘 따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증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컨설팅 결과를 받은 BR·SBR, PVC 제조업체들은 이 품목에 대해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PVC 설비는 클린PVC나 난연소재인 염소화PVC 생산설비로 바꾸고, BR·SBR 생산설비는 고부가 제품인 고기능 SBR이나 내구성이 좋은 엘라스토머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고부가제품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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