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대표단, 협상은 이어지지만…여전히 '침묵'

마지막날 오후까지 별다른 결과 없어…원론적 발표만 할듯
美 "중국 무역흑자 줄여야" 中 "IT산업 건드리지마라"
"양측 협상 의지 보여준 만남 만으로도 성과" 목소리도
  • 등록 2018-05-04 오후 4:23:41

    수정 2018-05-04 오후 4:44:36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 무역 대표단이 중국에 도착한 가운데 마지막 협상일까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 대표단이 중국에 와 협상을 시작한 지 24시간이 지났지만 양측은 아직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4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전날(3일)에 이어 류허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이틀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미국 대표단에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총출동했다. 중국에서도 류허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중산 상무부장, 류쿤 재정부장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행정부에서도 내로라하는 인물이 베이징에 총출동한 데다 양국이 관세전쟁을 펼친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는 만큼 이번 협상에 대한 기대는 컸다. 하지만 협상 첫날에 이어 마지막 날인 4일 정오께까지도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 대표단은 이번 협상 진척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매우 좋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중국 또한 전날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외에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무역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미중간 감정의 골이 깊은 만큼 협상 역시 순탄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미국대표단은 이번 협상에서 연 375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1000억달러 수준으로 축소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보호 정책 폐지 및 미국 기업 차별 금지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은 대대적인 경제개방과 수입 확대는 가능하지만 인위적인 대미무역 흑자 축소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 미국이 중국의 ‘제조2025’를 겨냥해 IT산업의 발목을 잡는 점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중에도 양국의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통신장비 판매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해킹 등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행정명령이 중국 스마트폰 판매업체인 ZTE와 화웨이를 겨냥해 이뤄지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화웨이와 ZTE는 중국의 1,2위 통신장비업체로 중국이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제조 2025’의 핵심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활동이 가로막히면 중국이 추진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분야도 발목을 잡히게 된다.

중국 역시 이미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 조치를 취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8월 31일 종료되는 마케팅 연도 수출 물량 중 6만2690톤의 대두 주문 계약을 취소했다. 주문 철회는 지난달 19일까지 2주 동안 진행됐다. 중국은 미국 농산물 수출에서 두 번째 큰 시장으로, 미국이 생산하는 전체 대두의 3분의 1 가량을 사들이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대두 농가지역은 대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중부지역에 몰려 있다. 중국이 대두에 높은 관세를 매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표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이틀간의 짧은 협상 속에 큰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미 행정부 내에서조차 통일된 의견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며 “투자은행(IB) 출신인 므누신 장관은 자유무역 성향이 강하지만, 나바로 국장은 보호무역을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로디엄 그룹의 다니엘 로젠 설립자는 “미국 대표단이 베이징을 떠난 후에도 최종적인 관세부과 결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양국 대표단은 협상 내용에 대해 원론적 입장만 담아 이날 오후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상이 시작된 자체가 성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강경파 대표단이 방중해 논의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성과라 볼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난타전 속에서도 해결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가운데) 3일 정오(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므누신 장관은 윌버로스 상무 장관, 피터 나바로 제조업 정책국장 등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류허 부총리를 만나 미중간 무역 갈등 해소를 논의할 방침이다.[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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