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미소 머금은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 시드니서 특별전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국과 호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시드니 파워하우스박물관(Powerhouse Museum)에서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를 내년 5월 15일까지 전시한다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일 밝혔다.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번 특별전은 영월 창령사 터에서 출토된 나한 석조상의 첫 해외 전시로, 파워하우스박물관이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폐쇄 이후 처음 선보이는 특별전이다.

오백나한은 2001~2002년 강원도 창령사 옛 절터에서 발굴된 석조상이다. 한국 불교의 황금기인 10세기~14세기 사이의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한’은 산스크리트어 아르한(arhat)을 한자로 음역해 만든 ‘아라한’의 줄임말이며 ‘깨달음을 얻은 성자’를 의미한다. 오백나한은 부처 입멸 뒤 그의 말씀을 경전으로 편찬하기 위해 모인 500명의 제자를 지칭하며, 이들은 깨달음을 얻기는 했으나 스스로 열반에 이르지 않고 중생들을 가르치고 구하기 위해 인간 세상에 머물렀다고 알려졌다.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석가모니의 제자 나한상은 국립춘천박물관에 의해 정교하게 복구됐다. 이후 2018년 국립춘천박물관, 2019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전시로 처음 소개되었다.

이번 호주 전시에서는 설치작가 김승영의 1000개가 넘는 스피커를 쌓은 ‘타워(Tower)’ 작품 곳곳에 50점의 나한상과 한 점의 부처상을 배치하고, 사운드 디자이너 오윤석과 협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대규모 체험형 전시로 구성됐다.

리사 하빌라(Lisa Havilah) 파워하우스박물관장은 “오백나한전은 2019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로 꼽혔으며, 이처럼 훌륭한 전시의 첫 해외 특별전을 호주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워하우스박물관은 1879년 시드니국제박람회를 계기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설립한 호주 박물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