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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적정금리’ 준칙을 만든 존 테일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유력후보로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테일러 교수는 ‘강성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평가받고 있다.
로이터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초 아시아 순방에 나서기 직전 차기 연준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3~14일까지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다음달 초 차기 연준 의장이 선임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 소식통은 차기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면접을 본 후보자들 중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테일러 교수를 별도로 만났다. 오는 19일에는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을 만나 면담한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연준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높다.
테일러 교수는 중앙은행의 적정한 기준금리 수준을 계산하는 ‘테일러 준칙’을 만든 이다. 미국 등 많은 국가들이 통화정책의 기본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테일러 준칙에 따른 적정금리는 현재 기준금리보다 높다는 평가가 많다. 전승철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최근 한 세미나에서 현재 1.25%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테일러 준칙상 적정금리보다 더 낮다”고 말했다. 테일러 교수가 의장이 된다면 통화정책 전반이 매파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테일러 교수는 지난 5월 한은에서 이주열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연을 한 적도 있다.
국제 금융시장도 테일러 교수의 선임 가능성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5422%까지 치솟았다. 연중 최고치다. 올해 1.2~1.4%대에서 움직이다가, 최근 갑자기 급상승하고 있다.
연준의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관측과 함께 테일러 교수의 급부상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달러화 가치도 오르고 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금융권 한 고위인사는 “테일러 교수가 실제 연준 의장이 된다면 한은과 국내 금융시장에도 불확실성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