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싸이월드 미니홈피 사진, 내려받을 수 있는 걸까

폐업 중 서버비 미납 등으로 사이트 접속 막힌 싸이월드
과거 업로드한 미니홈피 사진 백업 못받을까 `전전긍긍`
4년전 싸이월드 인수후 임금체납한 전제완 대표 첫 공판
"코스닥 상장사와 매각 논의중…매각되면 서비스 살린다"
"3~4일이면 데이터 백업…매각 안돼도 과기부와 협의"
  • 등록 2020-07-23 오후 4:36:49

    수정 2020-07-23 오후 4:58:15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2개월 동안 몇몇 지인들에게 “그래서 싸이월드는 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는 질문을 많이도 받았습니다. 언론계에 있다 보면 지인들에게 분야를 막론하고 이런저런 현안에 대해 뜬금 없는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 질문을 받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싸이월드가 아직 있다고?”였습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였던 SK커뮤니케이션즈로부터 팔린 뒤 몇몇 스타트업이 회생 시도를 했다가 사라진 줄로만 알고 있었죠. 하지만 회사가 아직 존속 중이었고 회사 존립을 가를 재판이 최근 진행 중이었습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검찰은 23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싸이월드를 인수한 이후 경영난으로 직원 임금과 퇴직금 10억여원을 체불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제는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든 회사 하나의 임금체불 문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뭐 그리 대단한 이슈이겠습니까만, 이른바 `싸이월드 세대`로 불리는 30~40대들에게 이 재판이 유독 관심을 끄는 이유는 `오래된 (미니홈피) 사진첩`을 되살릴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직결된 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가 지난 5월 현재 폐업 상태라 서버비 미납 등으로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하다 보니 회원들 사이에서는 각자가 올린 수백 혹은 수천장에 달하는 미니홈피 사진을 더이상 백업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졌더랬죠.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지금이야 카카오페이지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진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 많지만,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이 분야의 원조이자 맹주였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 수 천만명의 회원을 모으는 광풍을 불러 일으키면서 해외 각국에 지사를 두기도 한 대단한 서비스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날 법정에 출석한 전제완 대표는 “코스닥 상장 H사와 매각 얘기가 구체적으로 오가고 있고, 매각 완료 시 밀린 임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서비스도 존속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3040 싸이 세대들에게 한 가닥 희망의 메시지를 줬습니다.

이 재판 선고는 이르면 8월20일 쯤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싸이 세대들은 재판 결과에 따라 오래된 사진첩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게 이날 전 대표와 회사 측 설명이었습니다. 전 대표는 이날 법정에서 나와 취재진들에게 “싸이월드 매각과 관련해 많은 진전이 있다”며 “만약 마지막까지 투자 결정이 나지 않는다면 서버를 복구해 데이터를 전부 백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그는 인수 당시 상당 부분 손상된 데이터를 복구한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전 대표는 “싸이월드를 인수한 후 1년 동안 데이터를 다 찾고 플래시로 된 동영상 데이터 2억개 정도를 MP3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 등을 해 왔다”며 “유실된 데이터는 하나도 없고 오히려 데이터가 복구된 상태다. 투자가 결정되고 엔지니어 두 세명만 들어오면 3~4일 정도면 해결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마지막 단계에서 매각이 안 된다고 하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도 얘기할 예정”이라며 “과기부 측에서 여러 서버를 복구해줘야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싸이월드의 도메인 만료일은 오는 11월20일까지입니다. 회사 대표를 둘러싼 임금체불 소송이나 회사 매각이나 그 전에 어떤 결과로든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싸이 세대들은 어떤 방법이든 “옛 사진첩을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혁명을 갑자기 맞닥뜨리면서 오랜 기간 잊고 지냈던 싸이월드에서 10~20대 시절 자신의 흔적을 되찾고 싶을 뿐입니다. “매각이 되지 않더라도 데이터를 모두 백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제완 대표의 말이 부디 공염불이 아니길 바라 봅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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