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잡은 삼성물산, 주주총회서 엘리엇과 2라운드

법원 "합병 문제 없다"…엘리엇 가처분 신청 기각
17일 주주총회 앞두고 우군확보 경쟁…국민연금 '변수'
  • 등록 2015-07-01 오후 1:47:03

    수정 2015-07-01 오후 2:14:51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삼성물산(000830)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첫번째 공방은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법원은 합병이 무효라는 엘리엇 주장의 대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합병의 정당성을 인정한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우호세력을 공고히 하며 합병 성사에 한 발짝 다가갔다. 하지만 17일 예정된 주주총회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법원 “합병 비율 문제 없다” 가처분 기각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민사수석부장)가 엘리엇의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은 이번 합병이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해 진행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합병 비율이나 시점이 부당하다는 엘리엇의 주장 대부분이 근거가 없다고 했다. 먼저 합병 비율(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병비율을 정했다면 주가가 시세조정행위, 부정행위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면 합병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삼성물산의 공정가치가 10만 597~11만 4134원, 제일모직은 6만 3353~6만 9942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주가와 무관하게 제한된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특정한 값을 함부로 회사의 적정주가 또는 공정가치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합병을 결정한 시점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사의 가치는 고정돼 있는 것은 아니고 주가 역시 본래 시시각각 변동한다”면서 “특정 시점이 회사에 유리했을 것이란 사정만으로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한 이번 합병이 대주주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삼성물산 경영진이 삼성물산 및 그 주주의 이익과 관계없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 즉 제일모직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이 사건 합병을 추진한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강조했다.

17일 주주총회 표대결…국민연금 ‘변수’

이번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한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다. 특히 법원이 “합병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만큼 삼성물산의 지분을 갖고있는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등을 우군으로 돌릴 우호적인 환경도 조성됐다.

하지만 엘리엇이 물러날 가능성이 적은 만큼 17일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남은 기간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우호지분 확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합병안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참석 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 공식적으로 알려진 우호 지분은 삼성 계열사 지분 13.99%와 KCC(002380) 보유 지분 5.96% 등 19.95% 수준이다. 삼성물산으로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0.15%) 등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이날 오전 삼성서초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연금이 잘 판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은 지난달 30일 증권사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어 배당성향을 30%로 상향 조정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30%대에 이르는 외국인 투자자 선택은 2일 내놓을 예정인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기관투자가 서비스)의 합병 찬반 의견 발표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주총회 이후에는 3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 엘리엇은 표대결에서 지더라도 합병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이번 사태를 장기전으로 이끌 태세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엘리엇이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국내법이 보장하는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며 지분가치 극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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