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色 드러낸 구광모‥LG 대대적 인사 예고

'적응기 거칠 것' 예상 깨고 '자기색' 드러내
그룹 재무통 권영수 부회장, 경영 파트너로 낙점
'넋놓고 보낼 시간 없다'..그룹 인사팀장도 바꿔
故구본무 회장도 취임 첫해 대규모 인사..연말 인사폭 촉각
  • 등록 2018-07-16 오후 4:52:59

    수정 2018-07-17 오전 7:41:39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 LG 회장(당시 LG전자 상무)이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하고 있다. 구 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40세의 나이에 갑자기 LG그룹의 회장을 맡게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양희동 안승찬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LG 직원들에게 자신을 ‘회장’으로 부르지 말라고 일렀다. 40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의 회장에 오른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LG 직원들은 구 회장을 ‘대표이사’로 호칭한다. 구 회장은 겸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라는 평이 많다. 갑자기 회장에 오른 만큼 사업 경험 풍부한 6명의 부회장단에게 조력을 받아, 일정한 적응기를 거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구 회장이 예상을 깨고 회장 취임 한 달도 안 돼 자기 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룹의 오른팔을 바꿨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이 일의 몰입도가 높은 편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연말 인사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새 술은 새 부대’…재무통 권영수 카드로 위기 돌파 의지

㈜LG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하현회 부회장을 대신해 권영수 부회장을 COO(최고운영책임자)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오는 8월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한다. 하 부회장은 권 부회장의 자리인 LG유플러스 대표이사로 옮길 예정이다.

하 부회장의 LG유플러스 행은 재계에선 예상하지 못했던 인사다. 하 부회장은 지난 6월 열렸던 LG그룹 각 계열사 사업보고회를 직접 주재한 바 있다. 사업보고회는 매년 6월과 11월 정례적으로 열리는 일종의 그룹 경영전략회의로 지난해에는 당시 투병 중이던 고(故)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구본준 부회장이 주재했었다. 그러나 구본무 회장 타계 직후 열렸던 올 상반기 사업보고회는 구본준 부회장이 하 부회장에게 주재권을 넘기면서, 하 부회장이 상당기간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게 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은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권영수 부회장을 자신의 파트너로 선택했다. 구본준 부회장과 손발을 오래 맞춘 하 부회장을 대신할 새로운 인물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구 회장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상황이 아니다. LG그룹은 위기다. 중국 BOE의 ‘LCD(액정표시장치) 치킨 게임’으로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해 2분기 최대 적자를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13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인 권 부회장과 함께 과감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LG 부회장. ㈜LG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하현회 부회장을 대신해 권영수 부회장을 COO(최고운영책임자)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오는 8월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한다. (사진=LG유플러스)
◇故구본무 회장도 취임 첫해 대규모 인사…연말 LG 인사 규모에 촉각


재계 일각에서는 LG그룹의 파격 인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광모 회장은 권 부회장만 바꾼 게 아니다. 각 계열사 CEO나 사업본부장 이상 경영진 인사의 실무를 담당하는 ㈜LG 인사팀장도 취임과 동시에 교체했다. 연말 대규모 인사 염두에 둔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전례가 있었다. 선친인 고 구본무 회장도 취임과 동시해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취임 첫해인 1995년 연말 임원인사에서 부회장 3명을 포함해 총 354명이 바뀌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였다. 구광모 회장 역시 대대적인 인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 연말 인사에서 심각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이나 아직 성과가 부족한 미래 전략사업인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LG그룹 최대 계열사인 LG전자(066570)는 조성진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단독 CEO를 맡은 이후 H&A(생활 가전 분야)사업본부와 HE(TV 분야)사업본부 등에서는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나드는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MC(스마트폰)사업본부는 수장 교체라는 극약 처방에도 불구하고 올 2분기 적자폭이 2000억원을 넘기며 13분기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부진의 늪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VC(자동차 전장)사업본부도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업체 ZKW 인수로 올 하반기부터 흑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이 진두지휘해 온 분야라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장 분야는 ㈜LG도 ZKW 인수에 참여했고 LG화학(051910), LG이노텍(011070) 등도 연계돼 있어 연쇄적인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그룹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매년 11월 말께 이뤄지는 LG의 연말 인사가 당겨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지만, 인사의 폭이나 규모는 부회장급까지 포함해 예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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