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기업 중 7%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본토에 있는 생산기지를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이미 옮겼거나 옮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에 있는 공장을 이미 옮겼거나 옮기고 있는 유럽 기업도 5.2%에 이르렀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양쪽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대다수가 미국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중국에서 조립이나 가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츠 하본 주중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기업들이 이미 미·중 무역전쟁의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본토에 공장을 둔 대만 기업들도 생산 공장을 옮기려 검토 중이다. 대만 경제부의 선룽진 장관은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최소 20개의 대만 기업들이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생산 공장을 옮기려 하고 있다”며 “인터넷, 통신, 전자부품, 자전거 제조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4일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 어치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석 달 후인 내년 1월 1일부터 25%로 올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중국 국무원 역시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10%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며 공세에 나섰다.
다만 대화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우리는 좋은 친구”라며 “언젠가는 중국과 무역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 역시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분쟁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하며 어떠한 일방주의도 가시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며 소통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