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장사로 모은 전재산 400억 고려대에 기부한 노부부

1960년대부터 과일장사로 모은 400억 기부
평소 "인재 키우는 데 돈 쓰면 보람차겠다" 생각
"어려운 학생들 공부하는 데 힘이 됐으면"
  • 등록 2018-10-25 오후 7:18:14

    수정 2018-10-25 오후 8:41:17

왼쪽부터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김영석·양영애 부부, 염재호 고려대 총장. (사진=고려대)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우리가 모은 재산 학생들 배우는 데 쓰면 얼마나 좋습니까.”

평생 과일장사로 모은 전재산 400억을 고려대에 기부한 노부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사는 김영석(91)씨와 아내 양영애(83)씨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김씨 부부는 1960년대 서울 종로5가에서 과일 행상을 시작했다. 좋은 과일을 구하기 위해 매일 자정 시장을 찾아갔다. 돈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전차를 타지 않고 청량리에서 서대문까지 1시간 거리를 매일 걸어 다녔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는 경찰에 여러 번 붙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좋은 과일을 팔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대수롭지 않았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부부가 운영하는 과일가게는 문을 연 지 3시간 만에 과일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과일 장사가 끝나면 식당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끼니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옷 한 벌, 양말 한 짝 제대로 사지 않고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모두 은행에 저축했다.

김씨 부부는 이렇게 50년간 모은 전재산 400억을 고려대에 기부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에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을 비롯해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유병현 대외협력처장 겸 기금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 부부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200억원 상당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토지 5필지와 건물 4동을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기증했다. 이들은 아울러 이른 시일 안에 200억원에 달하는 다른 토지 6필지와 건물 4동을 추가로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씨 부부는 출퇴근길에 고려대를 보며 “인재를 키워내는 데 돈을 쓰면 보람차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양씨는 “초등학교도 배우지 못한 사람이 학교에 기부할 수 있어 기쁘다”며 “기부한 재산이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힘이 되고 훌륭한 인재를 길러 내는데 잘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부식에 참석한 염 총장은 “평생 고생해서 모은 재산을 학생들을 위해 기부한 두 분의 고귀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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