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오프라인으로 확산하는 중고시장…‘중고거래 전성시대’

[판커지는 중고시장]①중고거래, 유통시장 ‘주변’에서 ‘중심’으로 확장 중
현대백화점, 업계 최초 1개층 전체 중고매장 운영
롯데·신세계도 중고나라·번개장터에 수백억 투자
MZ세대 가치소비로 중고시장 호황…명품 리셀 열풍으로 중고거래 가속화
  • 등록 2022-09-20 오전 5:00:00

    수정 2022-09-20 오전 5:00: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당근이시죠?(당근마켓 거래하러 나오신거죠?)”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한 마디로 중고거래 전성시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하던 중고거래는 최근 백화점 등 전통 유통기업의 관심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069960)은 지난 16일 신촌점 유플렉스 4층에 중고물품 판매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를 선보였다. 백화점 업계가 중고제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는 선보인 적이 있지만 1개층을 통째로 중고물품 판매를 위해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세컨드 부티크는 최근 중고품 거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듯 개장 첫 주말(9월 16~18일)에 하루 10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했다. 이 기간 중 세컨드 부티크의 매출은 약 1억5000만원으로 영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했던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롯데·신세계그룹은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와 ‘번개장터’ 지분을 인수하는 등 중고거래 시장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16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4층에 개관한 중고물품 거래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백화점=고가의 신제품을 파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유통 대기업들이 중고거래 시장에 관심을 쏟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조원이던 중고거래 시장규모는 지난해 24조원으로 커졌다.

특히 주력 소비계층인 MZ세대의 소비성향을 살펴보면 유통업계가 중고거래 시장을 간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소유보다 사용·경험 등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의 문화가 중고품 소비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고 보고 있다. 특히 명품이나 한정판 운동화 등 희소 제품을 중심으로 리셀(재판매) 열풍이 일면서 중고거래 대중화에 가속이 붙었다.

또 최근의 고물가 현상도 중고시장 성장을 촉진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고거래가 기존에는 알뜰족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영역이었다면 앞으로는 유통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들은 단순히 가격이 저렴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지향하는 가치를 찾기 위해 중고물품을 매매하는 것”이라며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이같은 소비행태가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일본 등 해외는 이미 중고 거래가 유통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백화점 등 전통 유통기업의 중고거래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도 중고거래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징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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