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중국의 바둑 최고수이자 세계 랭킹 1위인 커제(柯潔·18) 9단은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첫 승을 거둔데 대해 감격을 나타냈다.
커제 9단은 13일 스포츠TV 대국 해설 등에서 “이세돌이 마침내 프로기사들의 자존심을 되찾아줬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커 9단은 “오늘 구글 알파고는 무기력했다”라며, “이세돌의 승리로 우리가 알파고를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세돌 9단이 내일도 이길 것”이라며, “이번 승리로 분풀이를 제대로 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해설에서 “컴퓨터에 일부 버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모두 알파고의 능력, 특히 계산능력을 높이 평가했지만 한계를 보였다”라며, “이세돌이 반드시 이길 것이다”라고 승리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알파고는 나에게 도전할 자격이 아직 안 된다”고 밝혔다.
| 중국 바둑 랭킹 1위 커제 9단(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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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커 9단은 지난 9일 이세돌과 알파고의 첫 대국 직후 웨이보를 통해 “알파고가 이세돌은 이겼지만 나를 이길 순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12일 알파고가 3연승을 거두자 “알파고가 약간 두렵다”며, “같은 조건이면 나도 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을 바꿨다.
한편, 커 9단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자신을 비롯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나는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세 번 우승했다. 어느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라며, “이 9단과의 대결에서도 여덟 번이나 이긴 사람”이라고 웨이보에 자신을 소개했다.
2008년 프로에 입단한 커9단은 이 9단을 상대로 8번 승리를 거두며 이세돌 천적으로 떠올랐다. 특히 그는 “이 9단은 나를 이길 가능성이 5%도 안된다”, “알파고가 이 9단을 5:0으로 이길 것”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도발하기도 했다. 이에 이 9단은 “(커 9단이)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