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상장을 앞두고 상장을 준비 중인 발행사와 증권사가 상장 시기를 조율했다. 마치 영화 시장에서 대작 블록버스터와 비슷한 시기 개봉을 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휴대전화 보호 케이스와 액정 보호 필름 등을 생산하는 슈피겐코리아는 용감한(?) 선택을 했다. 슈피겐코리아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5일은 삼성SDS가 상장을 위한 공모를 진행한 첫날이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 투자가는 중·소형주를 팔아 현금을 마련했고, 개인은 삼성SDS 공모주를 받기 위해 장롱 속 현찰을 꺼내던 날 상장한 것. 상장 첫날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대박이었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슈피겐코리아는 상장한 지 8거래일 만에 공모가 2만7500원 대비 119.3% 올랐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34.9% 오른 3만7100원으로 형성했다. 삼성SDS가 상장한 14일에도 3분기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기관 투자가가 상장 이후 꾸준하게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누적 순매수 규모가 20만8000주에 달한다.
올 3분기에 매출액 251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560%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제품인 아이폰 케이스의 글로벌 유통채널 확장에 힘쓴 결과”라며 “아이폰6가 출시된 9월 한달 동안 아이폰 케이스는 미국 아마존에서만 61만개가 팔렸다”고 설명했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 모바일기기가 필수 소비재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성능과 디자인 변화 요구에 따른 제품 교체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