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부가 발표한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1%인 33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재정 적자 규모가 올해(-25조5000억원)보다 8조1000억원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에 제시된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정부가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발표했던 수치(-1.0%)와도 1.1%포인트의 격차를 보인다.
朴정부, 임기내 균형재정 달성 사실상 포기
불과 1년 만에 관리재정수지 전망치가 크게 악화된 것은 기대치를 밑도는 재정 수입과 늘어나는 복지 지출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는 2015년 재정수입이 392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발표된 2015년 재정수입 전망치는 382조7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경기 부진에 따른 세입 여건 악화로 재정수입을 1년새 9조4000억원이나 낮춰잡은 것이다.
재정 수입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국세수입은 내년 221조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보다 불과 2.3% 늘어나는 것이다. 내수 부진과 물가하향 안정화, 원화절상 등 세수 악재들이 겹쳐지면서 법인세, 소득세 등의 수입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예상도 어긋났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내년 총지출 규모는 376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15년 총지출 규모(368조4000억원)보다 7조6000억원이나 많다. 늘어난 복지 지출에 내수경기 부양 등을 위한 재정지출이 더해지면서 당초 계획이 뻐걱거리는 것이다.
2017년 관리재정수지 -1.3%는 지난해 예상치(-0.4%)보다 0.9%포인트나 나빠진 것이다. 균형재정 수준으로 간주되는 -0.3%에도 크게 못 미친다. 오는 2017년에는 관리재정수지를 -0.4%까지 축소해 균형재정을 이루겠다던 공언(公言)은 집권 2년차에 공언(空言)이 됐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차관은 “내년 관리재정수지 -2.1%는 OECD 평균(-4.6%)보다 양호한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재정 확대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균형재정을 이루게 될 것이다. 2019년에도 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점점 늘어나는 국가채무..2018년 700조 육박
정부는 지난해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2015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33.9%를 기록한 후 △2016년 33.7% △2017년 33.1% 등으로 계속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15년 35.7%에서 2017년에는 36.7%까지 높아진 뒤, 2018년이 돼서야 36.3%로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 추세로 간다면 국가채무 규모는 2016년 600조원을 돌파한 뒤, 2018년에는 691조원으로 70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나라의 GDP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은 36.6%로, OECD 평균(107.1%)에 크게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D3)도 일본, 캐나다, 영국 등 주요국에 비해 건전하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방 차관은 “단기적으로는 재정적자 폭이 확대되더라도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게 중요하다”며 “재정지출 확대로 경제를 활성화시키면 국민 소득이 올라가고 기업활동이 활발해져 다시 세수가 늘어나는 선순환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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