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대형참사 대응 '거짓말에 자화자찬'

“리조트에 제설 통보했다→안 했다”…시장 “문제 없다”
유족들 “경주시 책임 자유롭지 않아…유족 두번 죽여”
  • 등록 2014-02-21 오후 5:58:06

    수정 2014-02-21 오후 5:58:06

(경주=연합뉴스) “연일 빗발치는 전화와 수사관 방문에 스트레스가 쌓여(거짓말 했다)….”

경북 경주시가 부산외대 신입생 등 1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참사와 관련, 거짓말로 사태 책임을 회피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 유족들의 원망을 사고 있다.

그런데도 최양식 경주시장은 21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마우나리조트 사고수습 상황보고’ 자리에서 “사고 발생 후 경주시가 대책을 잘했다. 나흘만에 끝났다”고 자화자찬 했다.

더구나 참사 발생 1주일 전 잇따른 폭설로 지역 시설물에 제설을 요청하면서도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쏙 빼놓은 사실이 드러나 거센 비난을 받았음에도 “문제 없다”고 밝혔다.

경주시는 지난 10일 6∼33㎝의 폭설로 초비상이 걸리자 모든 부서와 읍·면·동에 “노후주택 등에 제설을 신속하게 해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각 부서는 담당 시설에 눈을 치울 것을 요청하고 읍·면·동사무소는 비닐하우스, 축사, 노후 주택 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

9.5∼75㎝ 가량 폭설이 내린 지난 13일에도 똑같은 내용의 공문을 한번 더 전파했다.

특히 2번째 공문을 보내기 직전인 지난 10∼11일 바로 옆 울산에선 사고 체육관과 똑같은 공법(PEB)으로 지은 건물에서 폭설로 지붕이 붕괴, 사상자가 발생한 터라 시는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사고발생 1주일 전부터 이처럼 상황이 긴급하게 돌아갔음에도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체육관 지붕에 50~70㎝ 가량의 눈이 쌓이도록 방치했고 지난 17일 붕괴참사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관광단지 개발·관리 등을 담당하는 김경화 문화관광과 관광개발계 주무관은 지난 19일 “폭설로 비상이 걸렸을 때 리조트 측에 ‘눈이 많이 오니 치워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에도 “폭설 당시 리조트 측에 ‘각별히 신경써 달라’고 요구했다”고 다시 강조했다.

박태수 문화관광국장 등도 외부에 같은 말을 전했다.

이에따라 한동안 ‘마우나리조트 측이 경주시의 제설 요청을 묵살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경찰이 이날 사실 여부를 확인하자 김 주무관은 “리조트에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번복했다.

그는 “너무 당황해 거짓말을 했다”고 해명했다.

직속 상관인 박차양 문화관광과장은 “김 주무관이 개인적으로 아는 곳에 주의를 당부한 것을 (마우나오션리조트로)착각한 것 같다”고 변명했다.

경주시가 이처럼 ‘거짓 해명’으로 책임을 회피하자 유족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유족대표 김판수(53)씨는 “이번 참사는 코오롱 측의 잘못이 크지만 경주시도 관리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경주시가 거짓말까지 하는 것은 유족들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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