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심각하게 훼손"…M&A 비밀 깬 이스타에 날세운 제주항공

7일'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제주항공 입장' 발표
A4 6매분량 입장문 통해 M&A 쟁점 조목조목 반박
이스타에 "책임 회피만 급급", "비도덕적인 일" 질타
"기업결합심사 등 선행조건 이행"..이스타 입장만 남아
  • 등록 2020-07-07 오후 3:46:37

    수정 2020-07-07 오후 3:46:37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제주항공(089590)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거진 일련의 폭로전에 날을 세웠다.

제주항공은 7일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제주항공 입장’이라는 제목의 A4 6매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 측과 M&A 과정에 대해 “비도덕적인 일”, “명예 실추”, “신뢰 심각하게 훼손”, “책임 회피에만 급급”, “동반부실 우려”,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 등의 불쾌감을 숨기지 않은 표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입장문에서 “제주항공은 2019년 12월 MOU 체결, 2020년 3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면서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 측에서 계약의 내용 및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해 발표해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특히 양사 간 최고 경영자 간의 통화내용이나 협상 중 회의록 같은 엄격히 비밀로 유지하기로 한 민감한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는 비도덕적인 일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제주항공은 그동안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전날 지난 3월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과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사장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 사무실에 직원이 분주해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이어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구조조정(희망퇴직), 선결 조건 이행, 지분 헌납 등 M&A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쟁점에 대해 차례대로 입장을 밝혔다.

우선 이스타항공의 운항중단 조치와 관련해서는 “경영 상 어려움에 따라 양사 간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한 것은, 당시 조업 중단, 유류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아 어려움을 겪던 이스타항공을 도와주려던 제주항공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에 대한 구조조정 지시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지난 6일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근거로 구조조정 목표를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이 기재된 엑셀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3월 9일 12시 주식매매계약 후 양사가 첫 미팅을 했고 당일 17시경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으로 보내준 엑셀파일의 내용과 완전히 같다”며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것이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특히 인수 계약을 위한 선행조건의 이행을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인수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제주항공이 수행해야 할 선행조건은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M&A 성사를 위해 수행한 선행조건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이스타항공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을 저리(1.3%)로 대여 △계약 보증금 119.5억원 중 100억원을 이스타항공 전환사채로 투입하는데 동의△국내외 기업결합심사(7월7일 베트남 기업결합심사 완료 등) 등이다.

반면 제주항공과 달리 이스타항공은 주식매매계약 상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며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미이행이 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종결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증빙을 받지 못했다”며 “계약 체결 이후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그 외에도 이해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다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희생안’으로 내놓은 지분헌납 건에 대해서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스타항공 측은 지분헌납으로 체불임금(약 250억 규모) 해결하면 딜 클로징(계약 종료)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어, 이스타 측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는 없다”며 “실제로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언론에 나온 200억원대가 아닌 80억원에 불과해 체불임금 해결에는 부족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M&A로 인한 ‘동반부실’의 우려를 드러냈다.제주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이 지체되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됐고, 이제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번 인수에 대해서도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나, M&A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것인 만큼,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하여 갚을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상직 의원을 중심으로 불거진 이스타항공 일가의 각종 의혹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해당 지분 인수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선행조건 이행이 이뤄져야 인수계약을 체결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7월 1일 이스타항공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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