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철주야' 금융 전산사고 대응 '전자금융과' 승격

금융위 4개팀중 유일하게 '과'로 존재..여타 팀 흡수돼
사무관 돌아가며 밤샘..추가 사고 예방에 '주력'
"안이한 금융기관 대응..위규시 엄중처벌"
  • 등록 2013-03-27 오전 6:00:00

    수정 2013-03-27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재은 나원식 기자] “농협 같은 데는 정말 라이센스를 뺏어야 해요. 계속 전산사고가 터지는데 안일하기 짝이 없으니…. 참 답답할 노릇입니다.”

지난 20일 농협,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 전산사고가 터진 지 일주일이 됐지만, 금융위원회는 여전히 비상대기중이다. 전자금융팀은 며칠째 밤낮없이 근무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 통과와 지난 23일 전자관보 게재를 통해 금융위 4개 팀가운데 유일하게 ‘전자금융과’로 승격됐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다. 정책홍보팀, 신성장금융팀, 국제협력팀은 기존 상위 과로 각각 흡수된다.

사실 전자금융팀은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1월 김석동 전 위원장의 지시로 생겨났다. 금융사고 예방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애초 ‘과’로 출범하려 했으나 행정안전부에서 기존 과 유지를 고수하면서 팀으로 출범하게 된 것.

김진홍 전자금융과장을 비롯한 담당 직원들은 농협, 신한은행의 전산마비 사태의 ‘원인’보다는 또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산되지 않게끔 ‘예방’하는데 더 방점을 둔다. 며칠째 점심은 지하 구내식당에서, 저녁은 배달음식으로 때우면서도 현재까지 추가적인 전산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 여긴다.

“급여이체일이 몰려있는 20~25일이 지나면서 한시름 놓았죠. 25일에는 저도 농협을 통해 이체도 해보고, 인출도 했는데 별 무리없이 잘 되더라구요.”

혹시 있을지도 모를 추가 전산사고 예방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다 보면 다소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한다.

“분명 금융기관에게 현황을 보고 받아야 하는데 먼저 퇴근하고 없더라구요. 사무관들은 주말도 반납하고 돌아가면서 밤샘을 하는데 이상 유무를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금융기관 담당자들은 이미 집에 가 있지 뭡니까.”

금융기관의 안전 불감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25~26일 이틀간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금융기관들로부터 이상유무를 2시간 단위로 보고하도록 했다. 한 중형증권사는 금요일 오후에 수 십개의 ‘이상 없습니다’를 금융위에 보고했다. 담당 임원을 불러 조사해보니, 담당자가 금요일 오후 퇴근하면서 일요일 밤까지 2시간단위 ‘이상 없습니다’ 보고를 예약했는데 실수로 그게 한꺼번에 전송됐다고 한다.

농협은 이미 2011년 4월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공격으로 사흘이상 전산망이 전면 마비됐었고, 지난해에도 연거푸 3차례나 전산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전산애러를 감시하는 보안팀 인력과 예산은 전산(IT)인력과 예산의 5%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농협은 인력 12%, 예산 10% 수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 재발을 볼 때 기계적인 수치와 실질적 보안팀 역할의 괴리는 커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위 등은 이번 전산사고를 계기로 담당자의 위규여부를 엄중히 조사해 필요하다면 처벌을 통해 금융기관에 확실한 ‘경고’를 줄 방침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첫 주재한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재작년 사고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사고가 되풀이된 데 대해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담당자의 위규에 대해 엄정히 조사해 확실한 선례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홍 전자금융과장도 “이번 전산사태 담당자들의 대응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위반사항이 발견될 경우 엄중히 처벌해 여타 금융기관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산사태의 명확한 원인 규명과 위규자 처벌 등은 이르면 다음달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승자는 누구?
  • 사실은 인형?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