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처럼 자연스럽게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을 합친 ‘코로나 블루’뿐만 아니라 ‘확찐자’(집에만 있다보니 살이 찌는 경우를 표현하는 말)까지 여러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에 많은 이들이 답답함과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찾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집콕족이 픽(Pick)한 놀이의 대다수는 ‘레트로’와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시작해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달고나 커피’에 이어 ‘스킬자수 만들기’ 등 손으로 할 수 있는 레트로 아이템들이 주목을 받았다. 이후 레트로 아이템은 자연스럽게 몸으로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현재 많은 이들이 주목한 놀이가 있다. 바로 ‘사방치기’.
|
현영 뿐만 아니라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사방치기’와 관련된 게시물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다. 누리꾼들은 “우리집이 점점 키즈카페가 되어간다”, “집에 그려놓은 사방치기 덕에 아이가 하루종일 뛰어놀았다. 1층이라 마음 놓고 할 수 있었던 놀이”, “추억의 놀이 사방치기. 요즘 유행하는 놀이라길래 옛 생각이 나서 아이들에게 그려줬다. 처음엔 힘들다더니 재미에 흠뻑 빠졌다”, “어릴 때 참 많이 하던 놀이. 그때는 땅따먹기라고 불렀었는데” 등의 글을 남기며 사방치기 놀이 인증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8칸 각각에 1부터 8까지 숫자를 적어놓고 깨금발이나 양발을 사용해 진행한다. 놀이를 하는 중간에 손이나 발로 그림의 선을 밟으면 실격처리가 되고, 말을 던질 때 그림 선에서 떨어지거나 그림선 밖으로 나가버리면 실격이 되는 방식이다.
만약 8단까지 무사히 성공했다면 ‘하늘’ 칸까지 들어갔다 돌아 나와서 등을 돌린 채로 뒤쪽 놀이판으로 말을 던진다. 이어 해당 말이 놀이판 밖으로 나가거나 선에 걸리지 않으면 말이 떨어진 칸이 그 사람의 땅이 된다.
|
먼저 놀이판 위 숫자에 말을 던진 후 깨금발로 뛰기 시작했다. 몸이 먼저 반응했고 금세 한 바퀴를 돌아 나왔다. 그리고 8바퀴를 돌아 ‘하늘’ 칸까지 가는 시간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사방치기 놀이의 열기는 대단했다. 다만 그때 그 시절과 비교한다면 문제는 체력이 아닐까.
이날 사방치기 놀이에 참여한 장모(32)씨는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듯 즐거웠다. 초등학교 시절 했던 기억이 있는데 옛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라며 “주변에 아이 키우는 친구들한테도 추천해주고 싶은 놀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아이와 어른 모두 반강제 실내 생활을 이어가면서 홈테인먼트(집을 뜻하는 홈과 즐거움·오락을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특히 레트로 놀이에 집중하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황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아날로그 감성에 더 흠뻑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부터 복고감성의 중장년층까지 레트로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