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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얼마전 그룹 신화의 이름이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신화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오픈월드 엔터테인먼트는 얼마전 "가수 신화의 명의 무차별 사용을 방지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08년 6월부터 철저하게 보호체계로 관리를 시작한다"며 "사용 계약된 굿엔터테인먼트 외에 다른 외부 업체들의 사용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오픈월드는 "그룹 신화의 이름을 사용할 경우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의 서면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 현재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프로젝트의 경우도 사전 동의가 있을 때까지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회사 측이 밝힌 '다른 외부 업체'는 신화 일부 멤버들의 소속사를 일컫는 말로 이 사건은 이후 신화 해체설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90년대 인기를 얻었던 아이들 그룹들이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그들의 스타파워가 아닌 그들이 속했던 그룹의 네이밍에 힘입은 바가 크다.
실제 아이들 그룹 출신 가수의 상당수가 그룹 재결성의 가능성이 없으면서도 공공연하게 재결성에 대한 입장을 비치고 있다. 이는 그룹의 네이밍에 따른 절대적 팬들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젝스키스 핑클 SES 등 해체한 지 꽤 된 그룹 사이에서 아직도 재결성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스타 네이밍의 강력한 힘을 알게된 요즘은 아예 해체 대신 '따로 또 같이'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룹으로 이름을 알린 뒤 그 그룹 이름 아래서 각자의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는 10년 넘게 그룹을 해체해 오지 않으면서 자신의 활동으로 연예계를 이끌고 있는 신화의 성공사례에서 유례됐다. 신화의 멤버들은 올해 음반을 냈지만 공연외 공식활동을 하지 않을 정도로 활동이 미약하다. 하지만 이들은 해체설이 흘러 나올 때마다 오히려 더 강하게 신화에 집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에릭일 때 보다 신화의 에릭일 때 보다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최근에는 슈퍼쥬니어 해피, 슈퍼주니어T, 슈퍼주니어M 처럼 새로운 유닛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스타들이 네이밍에 집착하는 것은 이름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을 뿐더러 시간이 점점 더 오래 걸리는 요즘 추세와도 무관치 않다. 예전 같으면 공중파와 TV에 얼굴을 드러내면 대중들에게 쉽게 각인됐지만 지금처럼 변화의 싸이클이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현실 속에서는 알려진 이름과 존재감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 이런 연유로 연예인들은 자신의 이름을 정할 때 과거보다 신중한 편이다. 가수 버즈의 이름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하울로부터는 '구슬픈 소리’가 연상된다. ‘느낌’이라는 의미의 바이브, ‘담쟁이 덩쿨’의 아이비, ‘5월의 벌’의 메이비 같은 이름들은 모두 감각과 결합돼 이미지를 그려낸다. 이런 이름들은 음악 팬들에게 가수에 대한 느낌을 미리 설정해줄 수 있는 데다 신비감을 주기도 한다.
물론 일부에서는 기존 네이밍에만 의존해 연예인들이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데 게을리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네이밍 마케팅을 앞세운 스타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이를 활용하고 그 바탕 아래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연예인들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쇼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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