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댄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유의 춤'"

3~7일 '제6회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
김길태 예술감독·탭댄서 박용갑·박지혜
우연처럼 만난 탭댄스, 운명처럼 빠져
어르신·젊은이 가리지 않고 배우러 와
탭댄스, 성별과 세대 장벽도 허물어
  • 등록 2024-04-01 오전 5:45:00

    수정 2024-04-01 오전 5:4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듣기만 해도 즐겁고, 보면 더 흥겹다. 바닥에 쇠를 붙인 신발을 신고 “따닥따닥” 소리를 내며 추는 춤, ‘탭댄스’다.

‘제6회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김길태(가운데) 예술감독과 탭댄서 박용갑(오른쪽), 박지혜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영화와 뮤지컬에서 흥을 돋우는 ‘양념’처럼 등장했던 탭댄스가 당당한 축제의 주인공으로 관객과 만난다. 마포문화재단과 서울탭댄스앙상블이 공동 주최하는 ‘제6회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을 통해서다. 오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다채로운 탭댄스 공연과 경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탭댄스가 축제 주인공이 될 정도로 매력적인 점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번 축제를 책임지는 김길태(54) 예술감독과 탭댄서(탭댄스 무용수) 박용갑(45), 박지혜(34)를 최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초심자도 출 수 있는 탭댄스

‘제6회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김길태(가운데) 예술감독과 탭댄서 박용갑(왼쪽), 박지혜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들이 꼽은 탭댄스의 매력은 하나였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유의 춤’이라는 것. 세 사람이 그 증거다. 이들에겐 우연히 접한 탭댄스가 운명이 됐다. 각자 처음 품었던 꿈은 달랐지만 이내 탭댄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김길태 예술감독은 국내 탭댄스계의 대부로 불린다. 90년대 후반 유학을 떠난 미국 뉴욕에서 취미로 탭댄스를 배운 것이 직업이 됐다. 2002년 ‘탭꾼 탭댄스 컴퍼니’를 창단해 지금까지 20년 넘게 탭댄스 대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박용갑, 박지혜는 뮤지컬 배우가 되려고 탭댄스에 입문했다가 탭댄서가 됐다. 두 사람은 각각 리듬사이트 탭댄스 스튜디오 대표, 탭댄스 팀 심볼 대표를 맡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탭댄스하면 여러 명의 무용수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발을 딱딱 두드리며 춤을 춰야 해 초보자가 배우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결코 어렵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출 수 있는 자유로운 춤으로, 음악 종류도 가리지 않을뿐더러 국악처럼 장단이 명확한 음악일수록 탭댄스를 추는 게 더 쉽다고 강조했다.

“탭댄스는 혼자 출 때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아무도 없을 때 혼자 탭댄스를 추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죠. 나만의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느끼는 쾌감이 아주 좋아요.” (김길태 예술감독)

“탭댄스를 배우는 분들 중엔 나이 지긋한 장년층도 많아요. 대학에서 이과를 전공한 젊은 학생들도 많이 찾아오죠. 즉흥적으로 추는 춤이다 보니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자기만족을 위해 추기 좋은 춤입니다.” (박용갑 대표)

탭댄스는 국경을 뛰어넘는 ‘언어’이기도 하다. 박지혜는 “외국에 갈 일이 생기면 늘 탭 슈즈를 꼭 챙겨가 현지 탭댄서와 함께 춤을 춘다”며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탭댄스로 서로 교감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는 7~8개 나라에서 온 10여 명 탭댄서와 3시간 동안 대화 없이 즉흥으로 춤을 추기도 했다. 박지혜는 “탭댄스는 대화이자 언어이며 각자의 ‘톤’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취미 늘었지만 대중화는 요원…“축제 더 많아지길”

‘제6회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김길태(가운데) 예술감독과 탭댄서 박용갑(오른쪽), 박지혜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김길태 예술감독에 따르면 국내에서 탭댄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100여 명 정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탭댄스를 포기하는 이들이 늘기도 했지만, 대신 취미로 탭댄스를 배우려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탭댄스의 대중화는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탭댄스는 무용과 스포츠 댄스의 경계에 있다는 인식 때문에 공공의 지원을 받기 쉽지 않고, 층간소음 문제로 탭댄스를 함께 추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워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은 탭댄스의 매력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6일 열리는 탭댄스 콘테스트 ‘오버텐’이다.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열 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탭댄서들이 팀을 이뤄 펼치는 경연 대회다. 성별과 세대를 허무는 탭댄스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79세 어르신과 함께 이 부문에 출전한 박지혜는 “다른 행사에 가면 젊은 친구들 등쌀에 밀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어르신들이 먹을 것을 싸와 젊은이들과 나눠 먹으면서도 한 가족처럼 편안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에선 ‘오버텐’ 외에도 박지혜가 직접 연출·출연하는 개막공연 ‘더 톤’, 박용갑이 출연하는 토크쇼 형식의 ‘탭 톡 쇼’, 탭댄스와 타 장르 간 협업을 시도하는 ‘콜라보 탭댄스 쇼’, 그리고 제3회 서울 탭댄스 콩쿠르 등이 펼쳐진다. 세 사람은 “한국의 탭댄서들은 하나의 공연 작품을 만들 정도의 역량을 갖췄지만 이를 실현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과 같은 축제가 앞으로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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