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내무반에서 고문으로 죽어간 후임병

  • 등록 2014-08-04 오전 6:00:00

    수정 2014-08-04 오전 6:00:00

군 내무반에서 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가 전우를 상대로 자행된 것을 보면서 국민의 우려가 비등점을 넘고 있다. 군 수사당국이 엊그제 밝혀낸 군내 범죄행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4월 경기도 연천 지역의 한 육군 의무반에서 윤모 일병이 선임병에게 맞아 숨진 사건의 경위는 상식을 배반할 정도로 비인도적이다.

윤 일병은 지난해 12월 부대에 전입해온 이래 5개월 동안 이모 병장 등 선임병들에게 치욕적인 가혹행위를 당했다. 선임병들은 윤 일병에게 밤새 기마자세로 서서 잠을 못 자게 했다. 군기를 잡는다며 윤 일병을 눕혀 물을 부어 고문하고 바닥의 가래침을 핥아 먹게 했다. 이 같은 가혹행위를 상습적으로 당하던 윤 일병은 급기야 이 병장 등에게 얻어맞고 음식물이 기도에 막혀 목숨을 잃고 말았다.

최전방 일반전초(GOP) 총기난사 사고로 희생된 장병 5명의 장례식을 치른 기억이 생생한 시점에 또다시 영내 사망사고를 둘러싼 충격적인 수사결과 발표를 접한 국민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뿐이다. 군부대 내의 총기사고만으로도 국민은 크게 불안을 느낀다. 그런데 이제는 내무반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폭력을 휘둘러 사망케 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일탈이 어쩌다 있는 경우를 넘어 시스템적 상황으로 굳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안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으로, 대수술이 필요하다.

안보를 담당하는 특성상 국가는 군에 폭넓은 자율권을 부여한다. 단적인 사례가 군내 범죄를 일반 법원이 아니라 군사법원에서 재판토록 하는 것이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군에 자녀를 보내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러면서 군이 철저한 관리를 통해 병사를 보호하고 나아가 강인하게 단련시켜 사회로 복귀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연달아 터지는 군내의 반(反)인도주의 사고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갉아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국가안보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킨다. 군인이 치르는 전투 시험에는 합격 불합격 외에 중간 점수가 없다. 어중간한 개선책으로는 안 된다. 국민이 안심할 정도까지 군을 혁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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