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치솟는 원자재價…고심 깊어지는 산업계

코코아 가격 t당 1만 달러 ‘역대 최고’ 기록
대책 없는 초콜릿업체들, 가격 인상도 부담
유화업계도 나프타價 상승에 LG화학 등 적자
스마트폰 AP價 30%↑, 반도체 인플레 우려 여전
자영업계도 혼란, 원재료 인상분 대체 안돼
  • 등록 2024-04-04 오전 5:35:00

    수정 2024-04-04 오전 5:35:00

[이데일리 김정유 김은경 한전진 기자]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산업계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연초 세웠던 사업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공장을 가동할수록 적자가 쌓여가는 모양새다. 원자재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전자·석유화학업종 등에도 물가상승 후폭풍이 거세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나프타(석유화학 기초제품 에틸렌의 원료) 가격은 월평균 t당 719.6달러로 전월(686.5달러) 대비 4.82% 상승했다. 이에 따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금액)는 t당 185.4달러였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이 t당 300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공장을 가동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란 의미다. 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011170) 등이 지난해 적자를 낸 이유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롯데웰푸드(280360)도 최근 고심에 빠졌다. 올해 들어 가나산 카카오 생산량이 줄어 초콜릿 제품의 주요 원자재인 코코아의 국제가격이 역대 최고인 t당 1만달러를 돌파하면서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전년 동기 평균가(3036달러)와 비교해도 233.2%나 올랐다. 올해 롯데웰푸드는 ‘가나초콜릿’ 출시 50주년에 맞춰 전략적으로 초콜릿 제품을 내세우려던 사업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했지만 최근 고물가 속 서슬 퍼런 정부 분위기에 제품가를 인상하기에도 부담이다. 가격을 맞추자면 원자재 배합율을 조정해야 하지만 이는 제품 맛과 정체성을 바꿀 수 있는 요소여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초콜릿류 제품 원자재 중에서 코코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60% 수준에 육박한다”며 “t당 1만 달러까지 오른 건 이례적인 것이어서 식품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진 마땅한 방안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업계도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이 전년대비 약 30% 상승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스템온칩(SOC) 반도체 가격도 10% 상승했고 대만 지진 탓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공급 차질 우려에 인플레이션 걱정이 더 가중되는 모양새다.

산업계 뿐만 아니라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으로 자영업 현장에서도 혼란이 일고 있다. 상승폭이 작은 재료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음식 가격을 소폭 올리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폭을 대체하긴 역부족이다. 고물가 부담에 리퍼브 매장에서도 소위 ‘못난이 과일’ 등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났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는 기업도, 정부도 상당히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은 원가 절감의 노력을 혁신적으로 해야 하고 정부는 해당 기업들을 측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인상만 억제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의 면밀한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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