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로 외로움 달래”…1인 가구 찾아온 ‘반려식물’

'빅스비', '로니' 애칭까지…일상 속 반려식물
"관리비 적게 들고, 시간 덜 쏟아도 돼" 인기
"물리적 한계로 동물 못 키우는 1인가구에 위안"
  • 등록 2023-04-10 오전 6:00:00

    수정 2023-04-1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영은 수습기자] “반려동물을 키울 여력도, 시간을 희생할 자신도 없지만 외로움을 달랠 무언가가 집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서울 종로구에 거주 중인 성모(31)씨는 6개월째 자취방에서 반려식물 ‘수염이’(수염틸란드시아)를 기르고 있다.(사진=김영은 수습기자)
서울에서 11년째 자취 중인 직장인 성모(31)씨는 6개월 전부터 반려식물 ‘수염이(수염틸란드시아)’를 기르기 시작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서면 생기는 적막감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그만의 비법이다. 성씨는 “내가 애정을 쏟는 살아 있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며 “잎이 새로 나는 과정을 보면서 힐링(치유)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기준 관리비도 5000~6000원 정도밖에 들지 않아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1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1인 가구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반려식물’ 키우기가 유행하고 있다. 이들이 반려식물을 키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어서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올해 발표한 반려식물 소비자 인식 조사를 보면 ‘반려식물을 기르는 이유’로 ‘정서적 교감 및 안정’이 가장 높은 비율(55%)을 차지했다. ‘반려식물을 통해 어떤 심리적 효과를 느끼느냐’는 물음엔 ‘안정감을 느낀다’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응답자 70% 이상은 ‘정서적 안정(76.9%)’, ‘행복감 증가(73.1%)’ 효과에 공감을 나타냈다. ‘우울감 감소(68.4%)’, ‘희망이 생김(56.4%)’에 공감한 응답자도 절반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6년째 거주 중인 대학생 오모(26)씨도 식물 ‘필로덴드론 콩고’에 ‘로니’라는 별명을 붙여 1년째 함께 살고 있다. 그는 “누군가와 같이 살았다면 외로움이 없어서 키울 생각을 못 했을 텐데, 혼자 살다 보니 외롭다고 느껴져 키우게 됐다”며 “줄기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비를 3개월째 기는 직장인 손모(26)씨는 이 식물에 ‘빅스비’란 이름을 붙여줬다. 그는 “빅스비가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면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성취감도 느낀다”며 “반려동물은 훨씬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해서 부담스웠던 참에 식물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반려식물은 반려동물과 비교해 키우는데 쏟아야 하는 시간이 적고, 관리비 등 비용이 덜 든다는 점이 인기 이유로 꼽힌다. 직장인 정모(28)씨는 “고양이를 키우려고 했지만, 자취방이 비좁은 데다 퇴근 후 보살필 시간이 부족했다”며 “식물은 이런 점에서 자유로워 매력적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식물 두 종을 구입해 1년째 기르는 직장인 정모(28)씨도 “투자해야 할 에너지, 시간이 부족해 동물을 키울 수 없었다”며 “물을 자주 안 줘도 잘 자라는 종을 추천받아 구입해 키우게 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반려식물이 1인 가구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동물보다 식물이 비용 절감되기도 하고, 시간, 체력 등 여러 물리적 한계로 동물을 기를 수 없는 1인 가구에 반려식물이 위안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특임교수는 “1인 가구가 반려식물 기르는 이유는 자취방에서 타인과 소통하지 않아 외로움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식물과 교감한다고 생각하며 반려식물 기르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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