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목적만 바꿔도 '철렁'…존재감 커진 행동주의

코람코자산신탁, 4개 리츠 보유목적 '경영참여' 변경
KCGI운용, 현대엘리 현정은 사외이사 사임 이끌어내
2021년 34개사 대상서 올해 상반기 50개사로 급증
"단기수익 치중 우려도…지속가능성 판단 중요"
  • 등록 2023-12-19 오전 5:00:02

    수정 2023-12-19 오전 5:00:0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존재감을 키워온 행동주의 펀드가 올해는 본격적이고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이사 선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아직 국내에서 주주 행동주의는 태동기에 불과하지만,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주주제안이 늘어나며 기업을 향한 이들의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은 자신들이 지분을 보유한 4개 리츠(신한알파리츠·이리츠코크렙·이지스레지던스리츠·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리츠 상장사의 유상증자나 추가 자산 편입 등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커지자 경영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엘리베이(017800)터 등기이사 사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 냈고 현재 자사주 전량 소각도 요구하는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KCGI운용이 이 같은 서한서를 보내자 주가가 8.8%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2.40%)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도 이달 초 KT&G(033780)를 상대로 현직 사장이 연임의 뜻을 밝히면 우선 심사를 받는 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는 곧바로 이 같은 규정을 삭제한 상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투자대상 상장사는 2021년 34개에서 2023년 37개, 올 상반기(1~6월) 50개로 늘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적인 행보를 고려하면 하반기까지 합치면 100개를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상법상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개최일 6주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는 만큼, 연말 연초로 갈수록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이에 올해를 한국형 ‘주주행동주의 원년’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이 분주해지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달 중순께 행동주의 활동을 통해 주주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행동주의펀드가 기업에 지나친 간섭으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행동주의펀드가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만 열을 올려 오히려 장기 투자에는 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가진 긍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단기 수익에 치중하고 경영권 불안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주제안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방향에서 제안된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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