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속내는?

롯데·신세계·SK등과 경쟁..기존 사업들과 성격 달라
건설·기계 등에 매출 치중..불황에 그룹 전체 실적 부진
면세점으로 돌파구 찾아..소비재에 대한 아쉬움도
  • 등록 2015-09-30 오전 6:00:00

    수정 2015-09-30 오후 3:08:07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후속 사업자 선정에서 두산(000150)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004170)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상대로 ‘제2의 한화’를 노리고 사업권에 도전했지만, 실은 한 곳에 치중된 사업포트폴리오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면세 사업으로 상쇄하려는 긴박함이 배경에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그룹은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하듯 최근 재무 상황이 안 좋은 두산인프라코어(042670)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실제로 면세점은 두산그룹이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 포트폴리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사업이다. 두산그룹은 건설과 플랜트, 조선 등 경기에 따라 좌우되는 사업 비중이 높다. 건설 관련 사업비중이 39%, 플랜트 33%, 조선 11%, 일반기계 10% 등이다. 이 때문에 사업포트폴리오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그룹 면세점 후보지 동대문 두산타워
두산그룹은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 그룹 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2년 큰 폭으로 축소된 후 지금까지 회복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두산그룹의 전체 매출은 2011년 23조원이였지만 2014년 기준 19조원까지 감소했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은 ‘위험분산효과’를 위한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 특히 경기 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 사업이라야 두산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다. 면세점의 경우 대부분 산업이 불황에 어려움을 겪어도 나 홀로 호황을 누릴 정도로 성장했다. 두산그룹이 필요로 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두산으로서는 소비재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속내도 있을 수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두산그룹은 OB맥주 등 주류·식품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7년말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OB맥주 매각과 함께 사업구조를 전환했다. 잇따라 소비재 관련 사업을 매각했고, 중공업 업체들을 인수하며 중공업 위주의 사업구조를 꾸려갔다.

결과만 두고 보자면 두산그룹의 선택과 집중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최근 식음료, 주류 관련 기업들은 무섭게 성장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황제주’라고 불리고, 크레딧 시장에서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쓸어 모으고 있다.

두산그룹 업종별 매출 비중(2015년 3월 기준, 출처=한국기업평가)
두산그룹 산하에서 있던 사업이 매각 이후 날개를 다는 상황도 발생했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시장 1위에 올랐고, 버거킹은 지점을 늘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이 두산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지만 두산그룹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면세점 분야에서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것은 물론 두산그룹의 자금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아 대규모 투자가 가능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차입규모가 과다한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차입금이 단기화되며 돈을 갚아야 하는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두산그룹의 총차입금은 올 3월 말 기준 13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약 50%가 1년 이내 만기 도래한다. 상환부담이 큰 상황에서 면세점 사업권까지 획득할 경우 투자 부담도 이어가야 하는 것.

크레딧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차입금 부담이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면세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재무 구조 개선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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