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보겸 황현규 기자] 페미니즘 확산으로 인해 매년 4~5월 집중 개최되는 미인대회가 주춤하고 있다. 성 상품화 등 논란에 부딪힌 미인대회는 행사 규모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모양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도 폐지에 동감한다는 의견과 과도한 비판이라는 쪽으로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성상품화 반대” 목소리에 미인대회 역사 속으로
성 상품화·획일화된 미의 기준 강요·수동적인 여성상 강요 등의 이유로 여성계의 비판을 받아온 미인대회가 최근 들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 미인대회 관계자는 “미인대회를 보는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며 “미인대회가 무슨 자격으로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느냐는 비판이 많았다”고 전했다.
국내 대표적 미인대회인 미스코리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6년 당시 야외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대전·충남 예선 대회는 대전 여성단체연합의 반발로 개최 장소가 실내로 변경된됐다. 당시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지방자치단체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야외 행사를 용납할 수 없다”며 대전시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전문가 “페미니즘 운동 계속돼 미인대회 폐지 이어질 것”
이러한 미인대회 폐지를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은 엇갈린다.
윤지혜(27)씨는 “여성이 방긋방긋 웃으며 심사위원들에게 외모로 평가받는 모습이 이제는 이질적으로 느껴진다”며 “각자의 외모는 개성의 대상이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미인대회는 기준에 맞춰 순위가 정해지는 만큼 획일화된 미의 기준이 생길 여지도 크다”고 설명했다. 미인대회가 여성인권 신장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미인대회 축소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탈코르셋 운동 등의 페미니즘 운동은 남성이나 특정 기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라며 “페미니즘 운동이 거세질수록 여성들은 외모 외에 다양한 역량들을 키워나가고 도전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페미니즘 운동이 지속되는 한 미인대회는 계속해서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