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통폐합하는 와중에..꿋꿋이 느는 탄력점포, 왜

비대면 거래확대로 수익성 악화
은행점포 2년간 311개 줄었지만
탄력점포는 556→692개로 급증
'양보다 실속'...타깃형 점포에 집중
  • 등록 2018-09-05 오전 7:00:00

    수정 2018-09-05 오전 7:00:00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비대면 거래 확대 등으로 은행 점포가 통폐합하는 상황에서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운영하는 탄력 점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초기에는 현실성 논란이나 점포 직원들의 불만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금융 소비자의 니즈가 있는 데다 탄력 근무를 선호하는 직원들도 늘면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비대면 거래 확대에도 탄력점포 2년새 25% 급증

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 탄력점포는 올 6월 말 현재 692개에 달한다. 집계를 시작한 2016년 3월 556개 대비 136개(25%) 급증했다. 비대면 거래 확대 등으로 이 기간 은행 점포수가 7095개에서 6784개(3월말 기준)로 311개(4.3%) 감소했지만 탄력 점포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탄력점포는 일반 점포의 영업시간(평일 오전 9시~오후 4시)과 달리 저녁 시간대나 주말에도 문을 열어 탄력적으로 영업시간을 정하는 은행으로 △관공서 소재 점포(450개)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40개)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96개) △환전센터(19개)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점포(87개) 등으로 나뉜다.

관공서 소재 점포는 각종 공과금 납부 등을 목적으로 관공서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연장 운영되는 점포로 대부분 관공서 시간과 맞춰 운영된다. 전체 탄력점포 중 6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환전센터는 주로 공항 내 점포다.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해 있는 공단 지역에 위치해 해외 송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고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는 평일 영업시간에 은행 업무를 보기 힘든 직장인들을 위해 운영되는 점포로 볼 수 있다.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디지털 키오스크) 점포는 핀테크기술을 활용한 셀프뱅킹 창구로 공휴일에도 계좌 개설과 체크카드 발급, 인터넷뱅킹 가입 등 100여가지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영업점에서 처리하는 업무의 90% 이상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은행권, 탄력 점포 운영 전략 차별화…강점·비전 등 영향

은행들이 수익성 향상을 위해 점포 통폐합은 물론 ATM(현금 자동 입출금기)까지 축소하는 상황에서 탄력점포를 늘리는 이유는 뭘까. 시중은행들의 탄력점포 전략은 ‘양보다 질’, ‘맞춤형’ 등으로 요약된다. 외국인, 직장인, 쇼핑족 등 타깃이 확실한 지역을 골라 탄력점포를 운영한다는 얘기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255개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97개, 우리은행 96개, KB국민은행 49개, KEB하나은행 21개 순이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관공서 소재 점포에 집중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점포, 국민은행은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에 치중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 운영은 하나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는 2016년 3월 33개에서 지난 6월 말 40개로 20% 증가했다. 40개 점포 중 하나은행 점포가 16개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주로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하는데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경기도 안산 원곡동지점은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평일에 은행 점포를 방문하기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요일에 은행을 많이 찾는 다는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외 송금 네트워크망이 잘 갖춰져 있어 외국인 근로자 고객이 많은 데다 이들 고객의 충성도도 높아 은행에서도 외국인 근로자의 송금 편의를 위해 애쓰고 있다”며 “외국인 특화 점포는 일요일에 상당히 붐비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고객 편의성이라는 서비스 측면뿐 아니라 은행 수익에도 많은 기여를 한다는 설명이다.

상가 오피스 인근 점포는 2년 3개월새 41개에서 96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 중 국민은행 점포가 37개에 달한다.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거나 거주민이 급증한 곳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비대면 업무 처리가 추세화되고 있지만 점포는 여전히 고객과 만남이 이뤄지는 접점”이라며 “고객들은 예·적금, 대출 같은 단순 은행 업무뿐 아니라 맞춤형 상품 추천, 투자자문 컨설팅 등에 대한 수요도 많기 때문에 오프라인 고객층이 확실한 지역을 중심으로 탄력점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시간에 움직이는 은행보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고객은 물론 직원들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탄력점포는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점포다. 이는 은행의 디지털화, 비대면 거래 확대와도 연결된다. 실제 2016년 3월 18개에서 올 2분기 87개로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점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리은행으로 47개를 운영 중이다. 특히 대학가 등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손태승 행장이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 금융 선도’를 내세우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탄력점포 운영 전략에도 차이가 있는데 우리는 디지털 금융, 비대면 거래 확대 등에 주목해 디지털 키오스크 점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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