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뉴욕지하철은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 등록 2024-02-28 오전 6:15:00

    수정 2024-02-28 오전 6:15:00

24시간 운행되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필요하다. 심야 막차 시간에 쫓겼던 사람이나 이른 새벽 첫차 시간에 맞춰 출근해야만 하는 사람은 늘 지하철이나 버스가 24시간 운행되기를 바란다. 심야에 택시 잡기 어렵다고 여러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도심 교통체계의 가장 중심축인 대중교통이 24시간 일정하게 제공되지 못하는 문제를 제쳐 두고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24시간 대중교통 시스템이 있다면 늦은 시간에 택시의 승차거부 현상도 줄어들 것이고, 야간 일용직 노동자, 소상공인, 학생, 대리기사 등 심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보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도시의 심야 경제활동이 활성화되고 사람들의 이동이 늘어 나는 효과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잘 알기에 2013년부터 14개 노선의 올빼미 버스를 운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상권 및 서울관광 회복을 위해 야간문화 활성화 차원에서 지하철 2호선을 24시간 운행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시민 안전을 우려하여 중단키로 결정한 바 있다.

여러 나라의 대도시에서는 버스, 지하철, 트램 등의 대중교통으로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도시에 따라 매일 또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제공하는 형태 등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뉴욕 지하철은 1904년 운행을 시작한 이래 24시간 운행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낡은 시설과 잦은 고장으로 원성이 높아도 유지보수를 위해 일부 구간의 운행을 일시 중지하는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주 7일 24시간 운행 중이다. 런던의 지하철은 2016년 8월 금요일과 토요일에 한 해 2개 노선에서‘ Night Tube’라고 하여 24시간 지하철 운행을 시작했고 이후 3개 노선으로 운행을 확대했다. 런던시는 24시간 지하철로 인해 야간 업무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저소득층 노동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고 야간경제 활성화로 향후 10년간 2조 5000억 원의 추가적인 경제적 효과와 약 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도 생겼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3월 중단되었지만 2021년 11월부터 순차적으로 5개 노선을 예전처럼 운행하고 있다. 베를린의 지하철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24시간 운행하는 노선을 가지고 있고 시내 곳곳을 다니는 트램은 매일 24시간 운행되는 노선이 많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유럽 28개 수도 중에 26개 수도에서 심야 대중교통이 제공되고 있었다.

범죄에 취약한 심야 시간에 지하철 공간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면서 24시간 운행의 방안을 찾는다면 지하철 운행이 끝난 다음에 지하철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소위 ‘메트로 버스’ 같은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승객이 이동 중에 지하철 운행이 끝나더라도 해당 역에서 ‘메트로 버스’를 기다려 목적지 역까지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있다면 굳이 지하철만으로 24시간 운행을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이런 방식을 도입한 해외 도시들도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2호선을 24시간 운행하는 것에는 치안 문제 이외에도 지하철 정비 시간의 부족이나 운행 비용의 증대 등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노선별 2개 선로로만 건설되어 있는 우리 지하철에서 24시간 운행을 하려면 부족한 정비 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사전에 상당한 시설 개선을 하여 일상 정비 시간이 최소화되게 하거나 무인운행이 되는 환경이 필요하다. 반면 지하철 운행이 끝남과 동시에 ‘메트로 버스’를 운행하는 것은 그리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 서울시가 세계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이런 종류의 버스를 ‘메트로 버스’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하철과 버스를 연계하여 24시간 대중교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안전한 지하철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지하철 노선이 점점 길어지고 시설이 노후화됨에 따라 정비시간이 늘어나야 되는데 이는 지하철 운행시간을 단축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가 없다. ‘메트로 버스’가 있다면 지하철 운행 시간을 줄이는데 따른 시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고, 승객 수요가 적은 심야 시간에 지하철과 같은 대량수송 수단을 운행하여 발생하는 운행 손실금도 줄일 수 있다. 대중교통 24시간 운행 서비스는 도시의 심야 활동 인구를 늘이게 되어 택시에게도 도움이 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아울러, 트램이나 도시철도를 추진하고 있는 도시에서는 처음부터 24시간 운행을 염두에 두고 계획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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