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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표정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부담 없는 기부라는 취지에서 시작해 가격표 없는 메뉴판을 결정했다”고 조심스럽게 답변을 이어갔다.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커피프렌즈’를 연출하는 박희연 PD였다.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커피프렌즈’는 유연석·손호준 두 배우가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과정을 담는다. 퍼네이션(FUN+DONATION,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며 하는 기부)을 목표로 가격 없는 카페가 특징이다.
영상미가 강점인 박 PD의 인장도 뚜렷하다. 감각적인 브런치 메뉴부터 양세종·동방신기 유노윤호·엑소 세훈·남주혁 등 미남 스타까지,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예능 경쟁이 치열한 금요일 시간대다. 자극적인 에피소드 없이도 5~6%대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비결이었다.
박 PD는 오히려 유연석·손호준에게 공을 돌렸다. ‘커피프렌즈’는 두 사람이 진행하던 동명의 기부 캠페인을 확장시킨 프로그램이다. 두 사람은 기획 과정부터 메뉴 개발까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조재윤부터 남주혁까지 아르바이트생들 섭외도 두 사람이 먼저 전화를 돌렸다. 박 PD는 “출연자들이 직접 창고를 개조해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주더라. 서로 잘 맞았다”고 웃었다.
모금액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엇갈린다. 영업 여섯 번째 날 매출액은 역대 최고인 200만원을 넘었다. 음식의 양이나 맛, 물가가 비싼 제주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적은 기부액이란 지적도 나왔다. 박 PD는 연출자로서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기분 좋은 기부’를 경험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큰 금액을 내신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어요. 그럼에도 총금액만 공개한 건 그게 프로그램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박 PD는 ‘집밥 백선생’,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등 음식 예능과 인연이 깊다. 시작은 ‘집밥 백선생’이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인연을 맺고 자연스럽게 음식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 ‘커피프렌즈’도 그 결과다. 스스로 미맹이라는 박 PD는 “음식 예능은 매력 있는 장르이지만 어렵다. 워낙 많기 때문에 차별화를 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백종원 선생님과 호준 씨의 신 메뉴가 계속됩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노하우가 쌓인 출연자들의 달라진 모습도 후반부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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