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본부장의 재산은 156억5천609만원으로 법조계 고위직 214명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았다. 진 검사장은 1년 사이 재산이 39억6732만원 늘어 정부공직자윤리위 관할 공개대상자 1813명 중 최고 증가 기록도 동시에 세웠다. 6년간 법조계 1위를 기록해온 최상열 서울고법 부장판사(153억 8465억원)는 진 검사장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평범한 검사에서 100억대 자산가 변신 비결은 ‘넥슨 재테크’
진 검사장의 재산 증가 비결은 넥슨 주식이다. 진 검사장은 지난해 6월 일본에 상장돼 있던 넥슨재팬 주식 80만1500주를 약 126억원에 매각해 1년만에 자신의 재산을 36억원이나 늘렸다.
이 주식은 작년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서 직무 연관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깨끗한(?)주식이었다. 진 검사장이 이 주식을 10억원에 사들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내에서는 진 검사장의 재테크 실력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문제는 진 검사장이 2005년 매입해 이듬해 넥슨재팬 주식과 교환한 넥슨의 비상장 주식은 당시 아무나 살 수 없었던 `귀한 주식`이었다는 점이다.
넥슨이 당시 바람의 나라 , 메이플 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부상한 때여서 넥슨 비상장 주식은
특히 상장 전 넥슨 주식은 김 회장이 거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기 때문에 회사 초기 창립 멤버나 일부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넥슨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진 검사장은 1년 뒤 이 주식을 10억원에 넥슨에 되팔았다.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10억원을 챙긴 것이다. 대학 동창인 진 검사장에 대한 김 회장의 호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일본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던 넥슨제팬 주식 8537주(액면분할 후 85만3700주)를 주당 8500엔(당시 환율 기준 10만원), 총 8억5370만원에 진 검사장에게 다시 넘긴다. 넥슨재팬 상장 당시 주주구성을 보면(표 참조)진 검사장의 주식 지분율은 0.23%로 전체 주주중 26번째다.상장 전 액면 분할된 넥슨재팬 주식의 공모가는 주당 1300엔으로 결정돼,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은 이미 예고된 것과 다름없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상장만 하면 대박이 예정돼 있던 넥슨재팬 주식을 회사 관계자나 투자자도 아닌 진 검사장이 대량으로 보유한 배경에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 검사장은 지난해 주당 약 1500엔에 넥슨재팬 주식을 전량 매각해 총 126억원의 시세차익을 실현한다. 검찰은 김정주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넘긴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뇌물로 보고 있다.
벤처 신화 김정주, 사법처리 가능성 제기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공짜 취득 의혹과 관련해 김정주 NXC회장측이 내놓은 시간 순 해명이다. 김 회장은 진 검사장에게 공짜로 주식을 줬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했으나 결국 검찰에 소환된 뒤에야 이를 시인했다. 김 회장과 진 검사장은 모두 대가성이 없는 단순한 호의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김정주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공짜로 주식을 넘긴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김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넘겨준 넥슨 비상장주식이 당시에 거래가 안되는 귀한 주식이었고, 진 검사장이 주식 매입할 돈을 넥슨측에서 부담한 것을 보면 단순한 특혜를 넘어서 대가성이 담보된 뇌물일 거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경준 검사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를 적용해 진 검사장을 구속했다.
벤처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만약을 대비해 검찰 내에서 ‘잘나가던’ 진경준 검사에게 `보험`을 들어 둔 것으로 본다. 법조계에서는 김 회장이 연루된 검찰 고소건과 넥슨의 검찰 수사건에 대해 진 검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2003년 연구비 횡령 및 병역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에 고소당했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수사 검사는 진 검사장과 대학 동기였다. 또 2011년 고객 정보 유출 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넥슨코리아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수사 부서의 부장검사는 진 검사장과 법무부 검찰과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진 검사장과 김상헌 대표에게 회삿돈으로 주식 매입자금을 제공하면서 이사회 등도 개최하지 않았다. 김 회장에게 배임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벤처업계에서 신화를 이룬 김정주 회장이 로비 등 기존 재벌들의 구태를 답습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는 게 안타깝다”며 “김 회장이 이 사건으로 처벌을 받게 되면 넥슨의 위상도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