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색'으로 풀어낸 인간과 자연의 조화

오승윤 타계 8년만 개인전
화려한 색채 '풍수'시리즈 등 50여점 선봬
3월23일까지 가나아트센터서
  • 등록 2014-02-28 오전 9:10:29

    수정 2014-03-02 오후 3:07:41

오승윤 ‘바람과 물의 역사’(사진=가나아트센터)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오방색’ 작가 오승윤(1939~2006)의 개인전이 타계 8년 만에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오승윤은 한국적 정신의 뿌리를 찾아 이를 현대화하고자 노력했던 작가다. 우리 선조들이 조화로운 삶을 기원하며 즐겨 썼던 오방색과 십장생 등 전통문화 속에 담긴 상징적 사물과 표현들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오방색이란 색채와 방위 등을 나타내는 오행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동청·남적·중황·서백·북흑, 다시 말해 파랑·빨강·노랑·흰색·검은색의 기본 정색을 말한다. 풍수사상의 좌청룡·우백호 같은 데서 기원을 찾아볼 수 있으며 전통가옥이나 사찰건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청이야말로 이런 오방색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색채가 화려하고 선이 뚜렷하다. 수묵화로 대변되는 전통미술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오승윤은 해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64년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1980년 프랑스로 건너가 연수하며 작품을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1996년에는 몬테카를로 국제현대미술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대 한국 작가들은 서양 추상미술에 몰두했으나 오승윤은 우리의 뿌리를 찾고 그 정서를 담아내려는 작업에 매진했다.

오승윤 ‘금강산’(사진=가나아트센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풍수’ 시리즈다. 한국 고유의 무속신앙과 도교사상에 깃든 전통적 상징체계들이 자연주의 사상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대례복을 입은 여인을 사이에 둔 나체의 보살을 형상화한 600호 크기의 대작 ‘바람과 물의 역사’는 작가의 심오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우주적 질서의 복원을 기원하고 인간 간의 소통을 염원한 작가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유화 붓을 든 화가 오승윤의 단순한 구성과 소재는 어쩌면 긴장미라든가 무게감각을 해치게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칠 수 없는 것은 그의 독자적 발성법”이라며 “오승윤의 평생 명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바로 오방색으로 풀어낸 평화사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에선 ‘풍수’ 시리즈 40여점을 비롯해 초기작인 정물화·누드화 등 총 50여점을 선보인다. 3월 23일까지.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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