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66편] 일희일비(一喜一悲) 말라

  • 등록 2019-01-17 오전 8:52:00

    수정 2019-01-17 오전 8:52:0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시 회사내 위기관리팀은 얼핏 보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대응하고 그들을 관리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좀 다르다. 경험 있는 위기관리팀 소속 직원들은 위기 시 외부 보다 사내 이해관계자들에게 대응하고 그들을 관리하는 것이 더 힘들다 토로한다.

다 같이 한마음으로 주어진 위기 상황에서 일사불란함을 가져도 힘든 것이 위기관리인데, 말 못할 속사정들이 다 있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아쉬워하는 것이 VIP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상황변화와 이해관계자 반응에 계속 일희일비한다는 것이다.

물론 위기 시에는 그 누구도 대범함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기는 힘들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 그 때 그 때 감정이 흔들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리더의 일희일비는 그러한 사전적 상식적 수준의 개념을 넘어서는 결과를 낳게 되니 문제가 된다.

무엇보다 리더는 위기 시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낯설고, 두렵고, 경황이 없어지는 것은 위기 시 당연하다는 사실을 평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위기 시에는 절대 불필요하게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심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소재에 대한 다툼이 시작된다. 각종 근거 없는 이야기들과 루머들이 쏟아진다. 부정 기사들이 셀 수 없이 쏟아진다. 온라인을 비롯해 거의 모든 주변 사람들이 회사에 손가락질을 하는 듯 느껴지게 된다. 정부기관과 각종 규제기관 및 단체들이 이를 갈며 달려든다.

위기 시 이런 상황이 내게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을 리더는 미리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태풍 속에서도 담담히 나침반을 지켜볼 수 있다. 리더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어야만 겨우 가능한 것이다.

전략적으로도 그렇다.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하게 되면 리더는 스스로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내부인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숙연하고 침통하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여 내적 일관성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외부 이해관계자에 대응하는 위기관리팀 모두도 일관되게 고개를 제대로 숙일 수 있다.

반대로 팩트를 가지고 여러 반박이 가능한 건에 대해서는 리더 스스로 확신을 가지는 모습을 내부에 보여주어야 한다. 완전한 확신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검토와 분석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일관성 있게 리더가 확신을 가지고 반박해야 하겠다 강조하면 위기관리팀은 그에 따라 확실한 반박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된다.

위기 시 리더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할 것인지, 반박을 하고 대응을 할 것인지 판단하고, 결정된 입장에 대해 솔선수범 해 일관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사과를 지시하면서도 내심 억울함을 표현하는 리더, 반박을 지시하면서도 스스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리더, 그에 따라 입장이 좌우로 계속 움직이며 변하는 리더의 모습이 문제다. 그에 따라 더 크게 위기관리팀이 출렁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렁거리는 위기관리팀과 그들의 실행을 바라보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그에 따라 더욱 더 크게 출렁대고, 비틀거리게 마련이다. 상황은 상황대로 계속 악화되며, 새로운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온다. 왜 리더가 위기 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미리 깊이 고민해 보자.

훌륭한 리더는 위기 시 기사나 보도 한 줄에 일희일비 하려 하지 않는다. 특정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며 시간을 허비 하려 하지도 않는다. 상대적으로 중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기사에 대한 법적 대응에 인원을 투입하려 하지도 않는다.

경험 있는 리더는 위기 시 각종 기관들로부터의 조사와 자료 요청 및 요구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전문가들의 의견과 조언을 들어 정확한 준비 대응을 지시한다. 그 외 세세한 분위기나 첩보에 들뜨거나, 불안해하며 불필요한 일은 벌이지 않는다.

그런 리더는 위기 시 일부 직원의 동요에도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귀를 막고 눈을 감는 무시 태도를 가지지도 않는다. 가장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지, 누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그룹인지 정해 그에 따라 일관성 있는 대응에만 관심을 둔다.

위기관리는 리더가 한다. 기업 구성원 중 최대 1% 이내인 상위 리더그룹이 한다. 그들의 일관성과 경쟁력이 위기를 관리한다. 시시각각 좌우로 흔들리며 흥분과 노여움과 불안함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 리더와 기업에게는 성공적 위기관리란 없다. 위기관리에서 일희일비란 실패의 가장 흔한 기준이다. 절대 경계해야 한다.

필자 정용민은 누구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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