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메티·바스키아·해링…'미술주변부' 인천 위해 나섭니다"

[인터뷰] 정광훈 인천아시아아트쇼 조직위원회 이사장
인천서 3회째 여는 대규모 아트페어
명품전 등 5000여점 건 아트축제로
"중심서 한참 떨어진 초보미술시장
"IAAS, 인천 미술발전 디딤돌 되길"
23일 개막 나흘간 송도컨벤시아서
  • 등록 2023-11-23 오전 9:21:24

    수정 2023-11-23 오전 9:33:00

정광훈(왼쪽) 인천아시아아트쇼 조직위원회 이사장과 ‘인천아시아아트쇼 2023’에 걸리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무제’(1982 69.9×52.1㎝). 23일 개막해 26일까지 나흘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여는 미술축제를 겸한 아트페어에 바스키아를 비롯해 키스 해링, 알베르트 자코메티 등 해외거장의 작품들이 한자리에 걸린다. 정 이사장은 “세계적인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며 아트페어 이전에 인천아시아아트쇼가 내세운 공적 기능을 강조했다(사진=IAAS).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번에는 인천이다. 한바탕 ‘아트바람’을 예고했다. 진원지는 ‘인천아시아아트쇼(IAAS) 2023’,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 몰아친다.

IAAS는 인천에서 열리는 미술축제를 겸한 아트페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연결한다’(Beyond Asia, Connecting Global)는 야심찬 테마를 내걸었다. 우선 규모가 한몫한다. 140여개의 갤러리·미술단체가 부스를 꾸리고, 50여개국에서 참여한 작가 수가 1000여명이다. 걸고 세운 작품 수는 5000여점에 달한다. 올해로 3회째라지만, 외형으로 볼 땐 서울·부산·대구 등 이미 오랜 ‘경력’을 가진 전통 아트페어의 수준에 육박한다.

이 큰 행사를 코앞에 두고 가장 긴장한 이를 꼽으라면 단연 이 사람, 정광훈(58) IAAS 조직위원회 이사장이다.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 이사장은 그 긴장감이 잔뜩 묻은 기대감을 가감없이 전했다.

“공항·항만 등 인천은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유통하는 데 유리한 인프라를 가진 도시다. 좋은 작품이 모일 기회는 얼마든지 있는데 그간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 게 늘 아쉬웠다. IAAS가 수준 높은 작품을 시민에게 소개하는 공적 기능을 수행해보고자 한다.”

3일 개막해 26일까지 나흘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여는 ‘인천아시아아트쇼 2023’ 가운데 ‘해외명품 특별전’에 걸리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앉아 있는 남자’(1957·80×100㎝)(사진=IAAS).
공적 기능·아트페어 병행하는 의미의 ‘아트쇼’

이젠 대중에게 익숙한 미술시장 개념의 ‘아트페어’를 놔두고 굳이 ‘아트쇼’라 명명한 이유가 있을 터. “아트페어라고 할 땐 상업적 요소가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가. 비영리사단법인이 조직한 행사인 만큼 미술애호가나 작가 영향력에 좀더 집중하자는 의도에서 ‘아트쇼’라 정했다.” 물론 여느 아트페어처럼 작품을 사고팔 수 있다. “장을 만들어두면 그다음은 갤러리와 소비자의 몫이 되지 않겠나. 그저 우린 공적 기능과 아트페어의 기능이 병립하는 조화를 추구하려 한다.”

그럼에도 정 이사장은 “인천에 가면 미술작품이 팔리더란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속마음은 감추지 않았다. 그 세심한 계획 중 하나가 ‘특별한 볼거리’를 대거 들인 일이다. 사실 IAAS가 단박에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건 무시할 수 없는 ‘이름들’ 때문인데. 아메데오 클레멘테 모딜리아니(1884∼1920),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키스 해링(1958∼1990), 장 미셸 바스키아(1960∼1988), 데미언 허스트(58) 등 세계미술계를 쥐락펴락하는 작가들. 여기에다 나라 안팎 유수의 갤러리·아트페어가 앞다퉈 첫 줄에 세우는 조지 콘도(66), 나라 요시토모(59), 우고 론디노네(59), 캐서린 번하드(48) 등이 입에 오르내린다.

3일 개막해 26일까지 나흘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여는 ‘인천아시아아트쇼 2023’에 출품하는 조지 콘도의 ‘웃는 얼굴’(Smiling Face·143.5×132.1㎝)(사진=IAAS).
맞다. 계산기조차 소화하기 버거워하는 작품값을 가진 작가들이 이번 IAAS에 등장한다. ‘해외명품 특별전’을 통해서다. ‘검은 피카소’라 불리는 바스키아 작품 중에선 1981년부터 1986년 사이에 제작한 ‘무제’ 16점이, ‘미국 팝아트’의 부흥기를 이끈 해링의 작품으로는 1985년, 1986년에 걸친 ‘무제’ 6점이 나온다. 스위스의 조각가이자 화가인 자코메티의 작품에선 ‘앉아 있는 남자’(1957)를 앞세운 드로잉 2점이 걸릴 예정이다. 모딜리아니의 에디션 ‘소녀의 초상’(1917), 드로잉 ‘잔느 에뷔테른의 초상’(1917) 등 3점도 리스트에 올라 있다.

“명품 특별전 등 볼거리로 관람객 5만명 예상

“해외명품 특별전은 싱가포르·이탈리아에 소재한 쿠바아트센터를 통해 꾸리게 됐다”고 정 이사장은 귀띔했다. “물론 이들이 인천이란 초보미술시장에서 팔릴 것을 기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세계적인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한마디로 “그러니 많이들 와서 봐달라”는 얘기인 거다.

3일 개막해 26일까지 나흘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여는 ‘인천아시아아트쇼 2023’ 가운데 ‘해외명품 특별전’에 걸리는 키스 해링의 ‘무제’(1985·81.3×60.9㎝)(사진=IAAS).
올해 IAAS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현듯 조직위원회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는 정 이사장은 ‘전문 미술인이 아니’라고 자신을 낮췄다. “미술을 좋아해서 공부도 하고 컬렉팅도 조금씩 하는 정도다. 내가 경영하는 사업장에 갤러리를 만들어 지역작가·청년작가 등을 초청하는 전시를 5년 남짓 해왔는데, 그게 중책을 맡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다.”

지난 1회, 2회에 IAAS를 다녀간 관람객 수는 1만 5000여명씩 정도. 정 이사장은 “올해는 조심스럽게 5만명을 예상한다”며 크게 웃었다. “인천은 미술의 주변부다, 그것도 중심에서 한참 떨어진. 작은 갤러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장은 그저 IAAS가 인천 미술발전에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선가. 대형 아트페어에서 늘 얼굴을 장식하던 국내 대형 갤러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번 IAAS의 주류는 역시 인천에 위치한 지역갤러리들. 비중으론 2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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