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잡으러 마라도에 온 고양이들…'천연기념물 위협' 대거 이주

제주세계유산본부 등 1일 마라도 길냥이 구조 작업
멸종 위기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해친다는 우려 받아
마라도 서식 60~70여마리 중 40여마리 구조 목표
  • 등록 2023-03-01 오후 7:00:53

    수정 2023-03-01 오후 7:00:53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천연기념물을 해친 주범으로 지목된 제주 남단 마라도 길고양이들의 대대적인 이주 작업이 시작됐다.

멸종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는 마라도 길고양이 구조 작업이 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진행됐다. 마라도 민가 주변을 서성이는 길고양이 모습.(사진=연합뉴스)
1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 및 동물보호단체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혼디도랑 등은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 마라도에서 이날 오후 현재 길고양이 15마리를 구조했다.

마라도에는 길고양이 약 60~7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체들은 우선 사람 손을 타지 않은 40여마리를 구조할 계획이다.

이 길고양이들은 처음엔 쥐잡이 명목으로 마라도에 들어왔다. 그러나 세계에 5000~6000마리 정도밖에 없고 국내에는 300~400쌍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해친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동물보호단체 관계자가 길고양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섬 주변 암벽 또는 암초에서 집단 번식하는 뿔쇠오리는 2월 하순부터 마라도에 날아들기 시작해 5월 상순까지 번식한다. 매년 마라도에서 고양이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뿔쇠오리 사체가 발견되면서 뿔쇠오리가 멸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와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포획틀을 설치해 고양이 15마리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고양이들은 임시보호기간을 거친 후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내 지어질 야외보호시설에 입소 예정이다. 110평 규모의 시설에는 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한 활동 공간과 휴식 공간이 마련되며, 관광객들과 일반 시민들이 방문하여 고양이들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2일 바지선을 통해 구조한 길고양이를 제주도로 반출할 예정이다.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관계자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린 마라도 고양이들의 삶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손을 타는 고양이들은 마라도 주민들이 입양을 원할 시 최대한 입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진행됐다. 마라도 민가 주변을 서성이는 길고양이 모습.(사진=연합뉴스)
포획 틀 안에 들어가 구조된 길고양이.(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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