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천연기념물을 해친 주범으로 지목된 제주 남단 마라도 길고양이들의 대대적인 이주 작업이 시작됐다.
| 멸종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는 마라도 길고양이 구조 작업이 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진행됐다. 마라도 민가 주변을 서성이는 길고양이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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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 및 동물보호단체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혼디도랑 등은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 마라도에서 이날 오후 현재 길고양이 15마리를 구조했다.
마라도에는 길고양이 약 60~7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체들은 우선 사람 손을 타지 않은 40여마리를 구조할 계획이다.
이 길고양이들은 처음엔 쥐잡이 명목으로 마라도에 들어왔다. 그러나 세계에 5000~6000마리 정도밖에 없고 국내에는 300~400쌍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해친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 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동물보호단체 관계자가 길고양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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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주변 암벽 또는 암초에서 집단 번식하는 뿔쇠오리는 2월 하순부터 마라도에 날아들기 시작해 5월 상순까지 번식한다. 매년 마라도에서 고양이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뿔쇠오리 사체가 발견되면서 뿔쇠오리가 멸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와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포획틀을 설치해 고양이 15마리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고양이들은 임시보호기간을 거친 후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내 지어질 야외보호시설에 입소 예정이다. 110평 규모의 시설에는 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한 활동 공간과 휴식 공간이 마련되며, 관광객들과 일반 시민들이 방문하여 고양이들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2일 바지선을 통해 구조한 길고양이를 제주도로 반출할 예정이다.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관계자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린 마라도 고양이들의 삶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손을 타는 고양이들은 마라도 주민들이 입양을 원할 시 최대한 입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진행됐다. 마라도 민가 주변을 서성이는 길고양이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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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획 틀 안에 들어가 구조된 길고양이.(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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