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 중간선거 '빨간불'…당선 1년 만에 돌아선 민심

트럼프 당선 1주년에 버지니아·뉴저지·뉴욕 선거서 참패
美언론 "反트럼프 정서가 민주당에 승리 안겨줘"
공화당 "내년 중간선거서 과반 의석 잃을 수 있어" 우려
  • 등록 2017-11-09 오전 10:05:09

    수정 2017-11-09 오전 10:05:0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8일(현지시간) 중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씁쓸한 당선 1주년을 맞이했다. 내년 11월 미국 연방의회 중간 선거의 전초전 격인 미니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해서다. 전날 공화당은 버지니아·뉴저지주 주지사 및 뉴욕 시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민심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첫 공식 평가로 여겨지는 만큼, 그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이런 분위기라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잃을지 모른다”며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버지니아·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와 뉴욕 시장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내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반(反)트럼프 정서가 민주당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인기 없는(민심을 잃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공화당에 얼마나 많은 표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버지니아주에선 민주당 랄프 노덤 후보가 53.7%의 표를 얻어 45.1% 득표에 그친 공화당 에드 길레스피 후보를 누르고 주지사에 당선됐다. 두 후보 간 득표차는 당초 예상보다 큰 격차였다. 버지니아주는 소위 ‘경합 주’로 미 국민들의 생각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시아 순방 중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버지니아의 높은 범죄율과 나쁜 경제성과를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며 해당 지역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테리 매콜리프 현 주지사(민주당)는 선거 승리 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승리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출구조사에서 주민 50%가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에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최근 이 지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뉴저지주에선 8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 필 머피 후보(55.5%)가 공화당 킴 과다노 후보(42.4%)를 따돌리고 승리를 거뒀다. 머피 후보는 개표 초반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현 정권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공화당의 크리스 크리스티 현 주지사에 대한 반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지난 7월 주정부 ‘셧다운’으로 폐쇄된 해수욕장에서 가족들과 황제 해수욕을 즐기다 전 국민의 반감을 샀다.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빌 더블라지오 현 시장이 공화당의 니콜 말리오타키스 후보를 66.5% 대 27.8%(개표율 99%)로 압도해 재선에 성공했다. 뉴욕시는 진보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유독 시장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강세를 보여왔던 곳이어서 반트럼프 기류가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공화당은 참담한 분위기다. 내년 중간선거에서도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현재 추진 중인 세제 개혁을 비롯한 각종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주된 패배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라는 점이다. 지난 5일 WP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지지는 37%에 그친 반면 반대는 59%에 달해 순수 지지율은 마이너스 22%로 나타났다. 순수 지지율이 마이너스가 된 것은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이래 처음이며, 대선 승리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버지니아 비치 소재 스캇 테일러 연방하원의원(공화당)은 미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분열시키는 데 진절머리가 났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국민 투표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모든 ‘개탄스러운(Deplorable) 사람들’과 선거인단 득표에서 304(트럼프) 대 227(힐러리 클린턴)의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는 자축 메세지를 올렸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지지 집단을 비난하기 위해 사용한 ‘개탄스러운 사람들’이란 단어를 인용해 그를 비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안에서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스티븐 밀러 등 자신의 보좌진들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웃는 사진도 함께 게재, 공화당 내 암울한 분위기와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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