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사람은 상관없다 자리만 채워다오” 중기부 장관 둘러싼 '웃픈' 현실

초대 중기부 장관 임명된 홍종학, 중소벤처업계 "환영" 릴레이
속내는 달라 "사람보다 일단 중기부 장관 자리 채우는 게 우선"
  • 등록 2017-11-22 오전 10:30:22

    수정 2017-11-22 오전 10:30:22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을 환영합니다.” “홍 장관의 임명으로 중소·벤처기업 정책개발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합니다.” “홍 장관은 그간 산적해 있는 벤처업계의 현안을 슬기롭고 조속하게 풀어나갈 겁니다.”

지난 21일 청와대가 홍종학 중기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중소·벤처기업·소상공인들이 일제히 쏟아낸 반응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 ‘환영’이라는 두 글자를 앞세워 홍 장관 임명을 전면에서 축하했다. 신설 부처인 중기부의 초대 장관이 수개월만에 임명됐으니 어떤 단체이든 이번 임명과 관련해 ‘찬사’를 부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인 홍 장관이 향후 ‘힘센’ 장관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중소·벤처기업 단체들은 현실상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위치이기도 하다.

이같이 협회·단체를 내세워 ‘홍종학 용비어천가’를 불렀던 중소·벤처기업들이지만 실상 속내는 다르다. 홍 장관은 청와대의 후보자 지명 이후부터 인사청문회 과정까지 여러 부분에서 논란을 키웠던 인물이다. 특히 홍 장관은 과거 자신이 썼던 저서를 통해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보도되는데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거나 조그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데 성공했는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언급,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여러 중소기업인들의 분노를 샀다. 여기에 ‘쪼개기 증여’ 등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홍 장관의 이름 옆에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중소기업계의 실망도 키운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임명 과정에서 보였던 여러 논란들을 통해 홍 장관이 중소기업인들을 같이 가야할 동반자가 아닌, 자기 아래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힘이 센 정치인 출신 장관 임명은 좋지만 인사 과정에서 노출됐던 면면을 보면 표리부동한 느낌이 있어 인간적 측면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벤처기업인 역시 “홍 장관에 대한 인식이 좋지는 않다”면서 “그럼에도 중기부는 제대로 돌아가야 할 것이 아니냐.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중기부가 하루 빨리 세팅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중소·벤처기업 단체들의 환대가 홍종학이라는 ‘사람’이 아닌 중기부 장관이라는 ‘자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될 듯하다. 현재 중소·벤처기업계에서는 ‘장관은 누구든 상관없고 중기부만 제대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으로 깔려있다. 이는 소상공인연합회가 논평을 통해 일부 꼬집은 내용과도 맞닿아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에 “홍 장관이 임명된 것은 당면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과제를 시급히 해소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한 바 있다.

홍 장관은 초대 중기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에 취하지 말고 본인에게 쏠려 있는 중소·벤처기업계의 기대와 임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홍종학이 아닌 ‘중기부 장관’에 중소·벤처기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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