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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청와대가 홍종학 중기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중소·벤처기업·소상공인들이 일제히 쏟아낸 반응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 ‘환영’이라는 두 글자를 앞세워 홍 장관 임명을 전면에서 축하했다. 신설 부처인 중기부의 초대 장관이 수개월만에 임명됐으니 어떤 단체이든 이번 임명과 관련해 ‘찬사’를 부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인 홍 장관이 향후 ‘힘센’ 장관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중소·벤처기업 단체들은 현실상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위치이기도 하다.
이같이 협회·단체를 내세워 ‘홍종학 용비어천가’를 불렀던 중소·벤처기업들이지만 실상 속내는 다르다. 홍 장관은 청와대의 후보자 지명 이후부터 인사청문회 과정까지 여러 부분에서 논란을 키웠던 인물이다. 특히 홍 장관은 과거 자신이 썼던 저서를 통해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보도되는데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거나 조그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데 성공했는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언급,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여러 중소기업인들의 분노를 샀다. 여기에 ‘쪼개기 증여’ 등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홍 장관의 이름 옆에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중소기업계의 실망도 키운 바 있다.
홍 장관은 초대 중기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에 취하지 말고 본인에게 쏠려 있는 중소·벤처기업계의 기대와 임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홍종학이 아닌 ‘중기부 장관’에 중소·벤처기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