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실패 인정..친정체제 강화..국정장악력 확보

  • 등록 2014-07-15 오후 4:46:05

    수정 2014-07-15 오후 4:49:03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철회한 것은 자신의 인사 실패를 공식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를 통해 자질 논란을 빚은 다른 후보자들을 임명 강행할 명분을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인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을 새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친정체제 구축을 통한 국정장악력 확보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수 버리고 정성근·정종섭 살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임명 강행을 시사한 것이다.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은 채택 시한 다음날부터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시한을 정해 보고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 시한까지 보고서가 오지 않아도 대통령은 해당 인사를 임명할 수 있다.

청와대는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보내면서 이날 자정을 시한으로 정했다. 박 대통령은 16일부터 두 후보자를 포함한 2기 내각 각료들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통해 자신의 인사 실패를 어느정도 인정함으로써 나머지 두 후보자 임명 강행에 따른 비판 여론을 상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청문회 위증 논란을 빚은 정성근 후보자에 대해 박 대통령이 임명 강행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자격없는 후보자에 대해서 대통령이 임명 강행한다면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막판까지 고심..인사실패 첫 인정

박 대통령이 공직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에서 공직 후보자의 낙마는 모두 자진사퇴 형식으로 이뤄졌다. 최근 잇단 낙마 사태를 빚은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도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스스로 물러났다.

역대 대통령이 공직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한 사례도 드물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결단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선 지명철회 사례는 지난 2006년 참여정부 당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유일하다.

이번 인사를 둘러싸고 박 대통령은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3명 모두 낙마할 경우 국정 안정이 지연되고, 모두 임명할 경우 ‘불통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는 부담이 컸다. 결국 가장 논란이 된 김 후보자를 포기하고 정·정 후보자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청와대는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기를 오후에서 오전으로, 다시 오후로 변경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요청 대상에 대해서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명 모두 요청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안다”고 했다가 뒤늦게 “확실하지 않다”고 정정했다.

친정체제 강화로 국정장악력 확보

박 대통령이 황우여 의원을 새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지명한 것은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황 의원이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2대 내각 2명의 부총리는 ‘친박 투톱’ 체제가 된다. 황 후보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대표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황 후보자는 수 차례의 선거를 통해 검증된 인물이란 점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청와대 조직개편을 통해 안종범 경제수석, 조윤선 정무수석 등 ‘친박’ 정치인들을 주변에 포진시키며 친정체제를 강화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르면 16일 2기 내각을 출범하고 ‘경제활성화’와 ‘국가혁신’ 등 국정 과제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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