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watch] 개각 다시 원점..국정 정상화 하세월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안대희 전 대법관이 28일 국무총리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함에 따라 2기 개각의 첫 낙마자로 기록됐다. 개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공식일정 없이 후속 인사를 고심했으나 안 후보자의 갑작스런 사퇴로 인해 개각은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이 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총리 인선 당시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안 후보자를 낙점했던 만큼 새 후보자를 지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 후보자가 예상치 못했던 악재로 잡음을 일으켰던 점을 고려하면 인사검증 작업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개각이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국정 공백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직 총리와 장관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개각을 앞두고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다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는 국정 정상화를 더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52일이 걸렸다. 이번에도 야당은 개정안에 대해 ‘졸속·땜질 처방’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어 국회 통과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개각이 조각 수준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인사청문회에도 만만치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자가 생겨 인선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조각 당시에는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비롯 모두 6명의 낙마자가 생겼다.

인사검증이 강화됨에 따라 안보 라인 공백도 길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사표를 수리한 지 1주일이 됐지만 후임 인선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안보실장과 국정원장 인선은 지난 26일께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가능성 등으로 인해 안보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보라인 공백을 오래 끌고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함에 따라 후임 인선은 이번 주 내에 이뤄질지조차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안배 문제도 인사를 지연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경남 함안 출신인 안 후보자를 총리에 지명하고, 새누리당이 부산이 고향인 정의화 의원을 차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하면서 ‘PK(부산·경남)’ 편중 논란이 불거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