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스 총장은 지식 및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루스 총장은 “1900년까지는 지식이 기존 대비 두 배로 증가하는 데 걸리는 속도가 100년이었지만 이 속도는 계속 빨라져 현재는 분야별로 다르긴 하지만 평균 13개월 걸린다”며 “앞으로 이 년 후엔 열 두 시간마다 지식이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루스 총장은 인류가 이 같은 진보를 가능하게 해 준 과학 및 기술적 진전을 당연시 여기고 백신 반대 운동이나 기후 변화 부정주의 등 소위 ‘반과학’까지 등장해 확장하고 있는 현상을 제시하며 ‘우리는 과연 과학 없는 세상에서 생존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루스 총장은 과학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고 고령화 및 인구 증가가 가속화되면서 식량 및 식수 부족, 에너지 공급과 같은 도전과제가 생겨나고 있고 환경오염, 천연자원 부족 등의 문제도 초래되고 있듯 오늘날의 발전도 미래의 새로운 도전과제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뿐 아니라 의료현장에서도 AI가 점차 큰 역할을 수행하는 등 AI는 가까운 미래에 노동환경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로 인한 이 같은 복잡한 과제들에 대해 혁신적 해결 방법을 마련하려면 여러 분야 과학자 간 다학제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루스 총장은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혁신 수준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밝히며 기초연구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가 기초연구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제도적 펀딩·유연한 외부 펀딩·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독립성 제공이다.
그는 “막스플랑크재단은 뛰어난 연구자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하고 젊은 연구자들의 독립성을 제공하며 품질관리를 엄격히 하면서 기술 이전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며 “OIST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루스 총장은 “OIST는 다른 서구 대학들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운영상 원칙이 뛰어나다”며 “영어를 사용하고 교수진의 60% 이상이 비일본인이며 유럽, 아시아, 미국에서 높은 경쟁률을 뚷고 임용된 교수 한 명 당 학생 두 명을 할당해 다학제적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루스 총장은 과학자의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연구 외에 차세대 연구자 육성 및 연구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려야 하는 두 가지 다른 성격이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루스 총장은 “과학자들이 반과학에 대한 믿음과 싸우려면 대중과의 적절한 소통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연구 결과 발표 이상의 기술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대중과의 만남과 관계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