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그루스 OIST 총장 "과학 없는 세상서 생존할 수 없어"

"1900년까진 지식 두 배 증가하는 데 100년 걸려…2년 후엔 12시간마다 두 배 될 것"
"과학기술 진보로 인한 다양한 문제 해결 위해 과학자 간 협력체계 구축 필요"
"기초 연구 활성화, 믿을만한 지속적 펀딩·젊은 연구자 독립성 제공 필요"
  • 등록 2018-10-19 오후 3:32:08

    수정 2018-10-19 오후 3:32:08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우리는 과학 없는 세상에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 역시 대중의 지지 없이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
노벨상 사관학교로 잘 알려진 독일 막스플랑크재단 이사장을 지낸 피터 그루스(Peter Gruss)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OIST) 총장은 19일 서울 반포동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열린 ‘제 45회 대한민국학술원 국제학술대회-분자세포생물학의 최근 동향’에서 ‘Can we survive without science?(우리는 과학 없이 생존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루스 총장은 지식 및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루스 총장은 “1900년까지는 지식이 기존 대비 두 배로 증가하는 데 걸리는 속도가 100년이었지만 이 속도는 계속 빨라져 현재는 분야별로 다르긴 하지만 평균 13개월 걸린다”며 “앞으로 이 년 후엔 열 두 시간마다 지식이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루스 총장은 인류가 이 같은 진보를 가능하게 해 준 과학 및 기술적 진전을 당연시 여기고 백신 반대 운동이나 기후 변화 부정주의 등 소위 ‘반과학’까지 등장해 확장하고 있는 현상을 제시하며 ‘우리는 과연 과학 없는 세상에서 생존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루스 총장은 과학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고 고령화 및 인구 증가가 가속화되면서 식량 및 식수 부족, 에너지 공급과 같은 도전과제가 생겨나고 있고 환경오염, 천연자원 부족 등의 문제도 초래되고 있듯 오늘날의 발전도 미래의 새로운 도전과제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인공지능(AI)으로 인한 혁신을 예로 들며 “과거엔 독일의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장을 중국 등으로 이전했지만 이제는 AI를 통한 생산을 하게 되고 더 이상 노동자들이 필요없게 되면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고도 생산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 아니라 의료현장에서도 AI가 점차 큰 역할을 수행하는 등 AI는 가까운 미래에 노동환경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로 인한 이 같은 복잡한 과제들에 대해 혁신적 해결 방법을 마련하려면 여러 분야 과학자 간 다학제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루스 총장은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혁신 수준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밝히며 기초연구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가 기초연구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제도적 펀딩·유연한 외부 펀딩·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독립성 제공이다.

그는 “막스플랑크재단은 뛰어난 연구자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하고 젊은 연구자들의 독립성을 제공하며 품질관리를 엄격히 하면서 기술 이전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며 “OIST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루스 총장은 “OIST는 다른 서구 대학들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운영상 원칙이 뛰어나다”며 “영어를 사용하고 교수진의 60% 이상이 비일본인이며 유럽, 아시아, 미국에서 높은 경쟁률을 뚷고 임용된 교수 한 명 당 학생 두 명을 할당해 다학제적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루스 총장은 펀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창의적 연구에 믿을만한 펀딩은 무엇보다 상당히 중요하다”며 “오 년간 신뢰도 높은 펀딩을 지속하고 정확한 평가과정을 거치는 펀딩 메커니즘으로 뛰어난 과학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그루스 총장은 과학자의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연구 외에 차세대 연구자 육성 및 연구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려야 하는 두 가지 다른 성격이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루스 총장은 “과학자들이 반과학에 대한 믿음과 싸우려면 대중과의 적절한 소통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연구 결과 발표 이상의 기술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대중과의 만남과 관계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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