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우조선, 반드시 살아서 배로 갚아라

  • 등록 2017-04-18 오후 1:42:12

    수정 2017-04-18 오후 1:42:12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또 돈을 빌렸다. 국민들의 혈세 2조9000억원이다. 이전에 빌렸던 돈은 다 안 갚는다. 100원 중에 75원은 주식을 발행해서 주고 25원은 3년 뒤에 갚기로 했다. 우리가 매달 꼬박꼬박 낸 국민연금도 대우조선에 빌려줬던 돈의 절반을 떼였다.

사실 대우조선은 더이상 돈을 빌릴 수 없는 처지다. 작년말 기준 부채비율이 2700%가 넘는다. 요새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져서 서민들은 몇천만원 대출받기도 어려운 데 말이다. 몇천억 원을 못 빌려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진해운도 두고두고 통탄할 일이다.

정부도 할말은 있다. 그나마 이 정도로 막은 게 다행이라는 것이다. 2조9000억원 지원해주면서 적게는 17조원, 많게는 59조원의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하니 틀린 말은 아니다. 대우조선이 주문받아 놓은 배들이 100척이 넘는데 이게 취소되면 말 그대로 사달이 난다. 우리나라 수출 실적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그렇지만 최악의 상황만 가정하고 합리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물이 엎질러졌는데 “그래도 커피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라고 슬쩍 넘기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진작에 잘하지’하는 원망이 앞선다. 대우조선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배 하나는 끝내주게 만드는 기술을 가진 조선사가 아니었나. 그렇기에 앞으로가 중요하다. 대우조선은 반드시 제힘으로 일어서야 한다. 경영진과 직원들은 월급을 못 받는 한이 있어도 회사를 살려내겠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지만, 이윤을 내고 독자 생존해야 한다. 잘한다고 인정받은 고부가 선박과 방산 분야에만 집중하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

산업은행도 대우조선의 새 주인 찾기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대우조선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더욱 무겁게 느껴야 한다. 업황 때문이라고 덮어선 안 된다. 저가수주, 분식회계, 성과급 잔치, 낙하산 인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을 지금보다 덩치가 작지만 수익이 나는 회사로 만들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 대우조선을 보란 듯이 살려내서 국민들이 양보한 것을 배(倍)로 갚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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