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가짜 백수오 사용량…소비자들만 덤터기

식약처, 식품·건기식 207개 중 10개만 이엽우피소 불검출
주류·의약품서도 가짜 백수오 사용
'확인불가' 제품 많아 환불 논란 등 혼선 불가피
식약처 뒷북 행정 도마 위
  • 등록 2015-05-26 오후 6:01:07

    수정 2015-05-26 오후 6:01:07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가짜 백수오 원료가 식품·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주류, 의약품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짜 원료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확인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당국의 허술한 안전관리로 소비자들과 기업간 불신만 확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통 중인 백수오 사용 식품 128개사 207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10개 제품에서만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고려한방식품, 그린뉴트라, 약초인, 조은푸드텍 등 8개이 제조한 10개 제품만 ‘무죄’가 밝혀졌다.

건강기능식품 1개, 일반식품 39개 등 총 40개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고 나머지 157개 제품은 이엽우피소의 혼입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간 백수오등복합추출물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단위: 억원)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 45개 제품도 ‘확인불가’로 판명났다. 제조단계에서 가열·압력 등을 거쳐 DNA가 파괴됐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다만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의 원료 관리 실태와 계약 농가, 원료 공급처 관리, 원료 계통조사 등을 고려하면 이엽우피소의 혼입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주류 제품과 의약품에서도 이엽우피소가 사용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국순당의 ‘백세주’에서는 완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엽우피소를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화제약(뉴렉스환), 오스틴제약(오학단), 한국신약(만경단), 한풍제약(비멕스에스) 등이 만든 의약품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10개 제품만 판매를 허용하고 확인불가를 포함한 나머지 제품들은 판매중단과 영업자 자율회수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소비자들이 먹은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아 혼선은 더욱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백수오등복합추출물 건강기능식품의 생산실적은 2011년 40억원에서 2013년 70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중 가짜 원료를 사용한 제품의 규모는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이엽우피소 원료가 사용된 백세주의 생산량은 100만병을 넘는다.

실제로 백수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홈쇼핑 측은 “식약처의 결과를 바탕으로 환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완제품에서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오히려 홈쇼핑에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백수오에 대한 불신은 회복하기 힘들어 보인다. 백수오를 재배하는 농가들은 치명적인 내상이 불가피해졌다.

식약처의 뒷북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의 독성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엽우피소의 안전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도인데 “국내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원료라는 이유로 독성 시험 계획이 없다”는 종전 입장을 번복한 셈이 됐다. 결과 도출까지는 2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육안구분이 어려운 원재료 진위판별 기준과 시험법을 마련하고 자가품질검사 의무 검사항목으로 선정·운영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자가품질검사에 대한 규제도 엄격해진다.

이엽우피소가 백수오로 둔갑해 사용된 사실을 뒤늦게 알아낸 책임을 기업들에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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