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 울고 미사일에 발목 잡힌 현대아산..비운의 개성공단史

정주영 회장부터 현정은 회장까지 北리스크 시달려
잊을만 하면 핵실험 등 갈등 요인 불거져..우려 고조
2008년 금강산·개성관광 중단 후 누적 손실 1조원↑
  • 등록 2016-02-11 오후 4:38:58

    수정 2016-02-11 오후 5:25:24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개발권을 가진 현대그룹이 망연자실이다.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북한의 핵실험으로 불거진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지 8년 만에 또다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발목이 잡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거쳐 현정은 회장까지 의지를 갖고 명맥을 이어오던 현대그룹의 개성공단개발사업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999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통해 공단건설에 합의하면서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노동력과 토지가 합쳐 경제협력을 하는 청사진이 그려졌다. 이후 정몽헌 회장이 김 국방위원장과 추가적인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3년 6월 착공 이후 1년 반만인 2004년 12월 개성공단에서 첫 제품 생산이 이뤄졌다. 2007년 개성관광이 시작되는 등 경제협력은 점차 확대됐고 현대그룹의 역할과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남북의 정치적인 논리에 번번이 대북사업이 좌절되면서 현대아산의 고통은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났다.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이 내려진 11일 현대그룹은 극도의 긴장과 우려감에 휩싸여 있다. 자본 잠식에 빠진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와 함께 대북사업이 사실상 중단할 위기에 몰리면서 겹 악재를 만났기 때문.

현대아산은 금강산과 개성공단 건설사업의 총 개발 사업자로 개성공단 내 호텔과 면세점, 식당, 주유소 등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현대아산이 개성공단에서 올린 매출은 100억원에 달한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연간 1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2단계 건설사업도 지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 발효된 5·24 경제제재 조치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단행해 우리 정부와 신경전 끝에 4월부터 개성공단 근로자를 전원 철수시키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남북간 협의를 통해 정상화할 수 있었다”며 “2년 5개월 만에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로 다시 한번 최대 위기가 도래했지만 재가동에 대한 희망을 놓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사업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난 8년간 9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손실을 봤다. 현대아산의 금강산·개성 관광 사업 연간 매출액은 사업이 중단되기 직전 해인 2007년 기준 114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4.6%를 차지했었다.

현대아산은 2000년 개성공단 포함 북한의 통신, 철도, 비행장 등 7대 사업에 대한 개발권을 따내면서 그 대가로 당시 미화 5억달러(약 5500억원)를 지불한 바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정부의 발표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 해결돼 개성공단 조업이 다시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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