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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정다슬 강신우 기자]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다음날인 1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전날 여야 협상과정에서 있었던 일부 공개되지 않은 내용들을 전했다.
가장 큰 관심인 ‘청와대가 협상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최종 협상내용을 몰랐다”며 “모든 협상을 마치고 발표 전 청와대에 연락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과 최종협상을 마치고 발표 직전 당 지도부가 모인 자리에서 “청와대가 TV뉴스를 보고 (합의내용을) 알아서는 안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왔고, 이에 김재원 수석부대표를 통해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전화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언어 탄압”이라고 반발하기도 했지만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특정사안에 대해 위임하는 방향으로 정리됐고, 결과적으로 이후 여야간 협상이 유연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적극적인 협상 태도 역시 주목을 받는다. 통상 협상 과정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계속 상대방을 찾아 협상을 끌어가는 경우는 이례적이지만, 박 원내대표는 30일 하루에만 5번이나 이 원내대표를 찾아 협상 타결을 시도하는 ‘끈질김’을 보였다.
오후 5시쯤 협상장 주변에서는 “오늘 타결이 힘들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같은 시각 여야 원내지도부간 협상은 이미 마무리국면에 들어서고 합의문 작성에 돌입한 상태였다. 당초 이날 합의문 초안은 양당 원내대표만 서명하는 것으로 준비됐다가 양당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까지 총 6명이 서명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지난 1차·2차 합의때 원내대표 두 명만 서명한 것과 대조적이다.
합의문 서명단계에서 여야 원내대표 등 5명이 서명을 완료한 가운데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이 유가족들을 만나느라 30분을 기다리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오후 6시40분께 협상장 문이 열렸고, 세월호 참사 발행 167일 만에 합의문이 발표됐다.
이날 합의문은 양측의 합의내용을 반영해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자필로 쓰고 문구수정을 거쳐 인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필사본 합의안을 국회박물관에 보관하기로 했다. 수개월 동안 국민적 관심을 모은 세월호법 협상 의미를 기억하자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