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쇄신안]해체되는 컨트롤타워, 58년만에 역사 속으로

1958년 비서실로 출범..58년 만에 완전히 해체
삼성 성공신화의 주역..'황제경영' 보좌 비판도
  • 등록 2017-02-28 오후 3:31:19

    수정 2017-02-28 오후 3:31:19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의 미래전략실(미전실)은 삼성그룹의 두뇌 역할을 하는 곳으로 불린다. 그룹 총수를 보좌하고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거나 계열사간의 사업 전략을 조정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삼성의 중흥기를 이끈 이학수 전 부회장이 바로 미전실의 전신인 구조조정본부장 출신이다. 현재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정교사’이자 ‘그룹 2인자’로 알려진 최지성 부회장이 미전실을 총괄하고 있다.

인사·전략·기획 등 망라..삼성의 컨트롤타워

미전실의 전신은 지난 1959년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지시로 세워진 삼성물산 비서실이다. 이 선대회장은 6·25전쟁 직후 모태인 삼성상회에 이어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등 계열사가 늘어나자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그룹관리의 필요성을 느꼈고, 미쓰비시· 미쓰이 등 일본 기업을 본따 비서실을 만들었다.

초창기 비서실은 인원 20여명에 삼성물산의 과(課) 단위 조직에 불과했다. 비서실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1970년대 들어서다. 특히 1978년부터 1990년까지 소병해씨가 비서실장을 맡던 시기에 비서실은 15개팀 250여명으로 확대됐다. 맡은 업무도 인사, 감사, 기획, 재무, 국제금융, 경영관리, 홍보 등을 망라하게 됐다.

비서실은 1987년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역할과 규모가 축소됐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아 다시 부활했다. 당시 비서실은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개편한 뒤, 이학수 구조본 본부장 주도로 일사불란하게 계열사 구조조정 작업을 완수하는 등 그룹내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했다.

기세 높던 구조본은 2006년 ‘X파일 사건’을 계기로 전략기획실로 축소개편됐다. 하지만 2008년 ‘비자금 사건’으로 이건희 회장이 기소되면서 이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폐지되는 운명을 맞는다.

삼성 성공신화의 1등공신..황제경영 보좌 비판도

사라졌던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2010년 미래전략실로 다시 탄생했다. 지금의 삼성을 얘기할 때 미전실을 떼어놓고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영향력도 커졌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역량과 함께 컨트롤타워의 기획력을 성공신화의 3대 주역으로 꼽는다.

하지만 ‘황제경영’을 보좌하는 기구라는 비판도 많다. 특히 법적 실체가 없는 조직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에는 정경유착의 고리 역할을 한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현 미래전략실은 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의 편제로 구성됐다. 인력은 약 200명 규모로 각 계열사에서 파견받은 고참급 사원들이 주로 근무한다. 차장, 부장급 이상과 임원이 주축을 이루며 통상 5년 정도 파견 근무한 뒤 계열사로 순환하는 형식으로 운영돼 왔다.

JY, 청문회 약속 후 두 달만에 전격 해체 선언

여전히 강력한 권한으로 계열사를 조율하는 미전실은 실용주의와 책임경영을 중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경영방식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삼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하는 흐름에 비춰봤을 때 미전실은 더욱 불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 미전실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그후 해체 작업에 들어간 삼성은 두 달 만에 미전실의 완전 해체를 선언했다. 삼성의 미전실 해체는 정경유착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이로써 1959년 만들어진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58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과거처럼 이름을 바꾸거나 별도 조직을 두는 형태로 존속하는 것이 아닌, 완전 해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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